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막말의 아이콘’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장동민

입력 | 2014-10-15 06:55:00

아슬아슬한 묘미가 있다. ‘막말의 아이콘’인 장동민은 ‘착한 말’을 내뱉다가도 갑자기 거친 말을 쏟아내지만 “상대방의 기분에 따라 조절하고, 지켜야 할 선은 확실히 지킨다”는 나름의 철학도 있다. 사진제공|코엔스타즈


■ ‘막말의 아이콘’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장동민

‘절친’ 유상무·유세윤 만류에 반발심 생겨
이젠 “원래 똑똑한 애였냐” 물어볼 정도
막말도 상대 기분 나빠할 거 같으면 안해

개그맨 장동민(35)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아무리 방송이라고 해도, 금전적인 보상이 있다고 해도, 돌아가는 상황이 성에 차지 않으면 “뭔 개소리야!”라며 윽박지른다.

“그까이꺼 뭐 대충∼ 하면 되지 뭐∼”라며 건성건성 방송하면서 화내고 욕까지 내뱉어도 결코 볼썽사납지 않다. 상대방은 오히려 “더 세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인터넷에서는 그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장동민 레전드’라는 제목으로 수십편 올라와 있다. KBS 2TV ‘나는 남자다’ SBS ‘에코빌리지 즐거운 가’ ‘매직아이’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블랙 가넷’(더 지니어스) ‘속사정 쌀롱’ KBS 2FM ‘조정치 장동민의 두시’ 등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6편이다.

특히 ‘더 지니어스’를 통해 선보인 모습으로 “정말 장동민이 천재는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한다. 기발한 두뇌플레이와 순발력 등으로 그동안 알고 있던 모습과 전혀 달라 ‘장동민의 재발견’이라는 말도 들리고, 무엇보다 하버드대, 서울대, 카이스트 출신 도전자들을 쥐락펴락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오죽했으면 친구이자 서울대 출신 가수인 김정훈이 “너 원래 이렇게 똑똑한 애였냐?”고 물을 정도다.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땐 전혀 상황이 안됐다. 절친인 유세윤이나 유상무도 ‘출연자들의 스펙이 장난이 아닌데, 나가서 무슨 망신을 당하려 하느냐’며 말렸다. 하지만 주위에서도 모두 만류하니 반발심이 생기더라.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무조건 하는 청개구리 같은 성격이다.”

그의 ‘청개구리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 유명한 일화도 있다. 몇 년 전 한 대학 축제에서 사회를 볼 때 행사 측 관계자가 ‘불꽃놀이에 큰 금액을 썼다는 것’을 강조해 달라고 자꾸 강요하자 “지금 여러분의 부모님이 고생해서 번 등록금이 아무 의미 없이 허공에서 불타 없어지고 있습니다!”고 말했단다. 학생들에게 “의식 있는 연예인”이라고 칭찬을 받았지만, 이후 거짓말처럼 축제 출연 요청이 뚝 끊겼다.

“일단 상황에 맞아야 한다. 막말을 할 때도 상대가 기분 나빠할 것 같으면 절대 하지 않는다. 일종의 웃음 포인트다. 카타르시스도 주어야 한다. 데뷔 때부터 줄곧 이렇게 말하고 행동했는데, 과거엔 동료 연예인들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 지금에서야 이런 모습도 좋게 봐주시는 거다.”

장동민의 매력은 역시 ‘의외성’에서 더 잘 드러난다. 대중의 선입견 속에서는 그가 ‘대충대충’ 살 것 같지만, 데뷔 후 10년 동안 단 하루도 4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는 ‘의외’의 성실함을 갖췄다.

“방송을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본업인 방송생활 말고 개인사업도 2개나 하고 있다. 그렇게 10년을 살았더니 이제야 인정받는 것 같다. 스스로도 ‘장동민, 굉장히 열심히 살고 있다’고 대견해 한다.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매 순간을 버틸 수 있다. 그래도 ‘제2의 전성기’는 내일이다. 오늘보다 더 열심히 내일을 살 거기 때문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