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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톡톡]美흑인들 “살림살이 더 팍팍해졌지만… 그래도 오바마”

입력 | 2014-10-15 03:00:00

집권기간 가계소득 20% 줄었어도 첫 흑인대통령 지지도는 변함없어




2009년 5월 당시 5세 흑인 꼬마가 허리를 굽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머리를 만지고 있다. 백악관에 3년 넘게 걸려 있는 유일한 사진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뉴욕타임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 흑인들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자 한 칼럼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흑인의 경제적 삶은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더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최근 통계는 백인 가정은 금융위기 이전 소득을 다 회복했지만 흑인 가정은 20% 정도 소득이 더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일부 흑인 인사는 “우리(흑인)를 섬기지 않는 대통령을 우리가 왜 그렇게 섬겨야 하냐”는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그런데도 흑인들의 오바마 지지는 다른 인종의 2배에 이른다. 특히 공화당 내 보수 강경세력 ‘티 파티’가 오바마를 공격하면 할수록 흑인 유권자의 대통령 지지도는 더욱 높게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이런 ‘수수께끼’ 같은 지지의 밑바탕에는 오바마의 ‘흑인 롤 모델(Role model)’ 가치가 깔려 있다. FT는 “한 흑인 소년이 오바마의 머리카락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번갈아 만지면서 ‘같은 느낌이네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찍은 백악관 사진에 담긴 의미가 정말 크다”고 설명했다. ‘흑인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 사진은 경제적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큰 가치를 전한다는 것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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