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공통점은 남주인공이다. 조곤조곤한 말투의 내향형 여주인공들은 최근 ‘오로라 공주’나 ‘압구정 백야’에서 외향형 공주병 아가씨로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남주인공들은 참 한결같다. 주로 강한 턱 근육과 진한 눈썹을 자랑하며 굵은 목소리로 남성 호르몬을 마구 발산한다. 성실하고 진중한 이들은 중장년 여성이 좋아하는 ‘1등 사윗감’과 닮았다. 딸을 업고 100m 달리기는 거뜬히 해낼 몸매 아니던가.
이것이 캐스팅 권한을 쥔 작가의 취향인지에 대해선 방송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갈린다. 한 드라마 PD는 “일일 드라마의 주요 시청층인 중장년 여성들의 취향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방송계 관계자는 “작가의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그래서 임 작가 드라마 배우들 중 상당수는 드라마의 성공 후 인지도가 높아졌음에도 이후 작품 활동은 뜸하다는 것이다. 관상 전문가인 김향숙 페이스리딩 대표는 “임 작가 드라마 속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남성성, 양기가 센 얼굴이다. 해맑은 양기보단 ‘양기 속에 음기’가 느껴지는 게 특징”이라고 평했다. ‘양기 속 음기’는 때로 이성을 유혹하는 묘한 매력이지만 넘칠 경우 ‘느끼하다’는 핀잔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