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한 실전 구매 가이드
이 글을 읽기 앞서 주변을 한 번 둘러보세요. 지인들 손에 무엇이 들려있나요?
"갤럭시 노트와 아이폰이요." 아니, 그거 말고요.
"맥북이요." 그것도 아닌데요…
"아이패드요." 앗, 정답.
이처럼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PC가 점점 사람들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더 필요한데요? 엉터리 주장하지 마세요"라고 태클을 거는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아직까진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죠. 그만큼 스마트폰과 노트북 구매 가이드도 많습니다.
하지만 태블릿PC 구매 가이드는 정작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내게 어울리는 태블릿PC는 뭘까요? "아이패드 사." "아무거나 사." 등 친구의 성의 없는 구매 가이드에 좌절한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습니다.
태블릿PC학개론구매 가이드에 앞서 먼저 질문 하나. 태블릿PC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계신가요?
"커다란 스마트폰이죠."
"뭔 소리야, 키보드 뗀 노트북이지."
두 의견 모두 맞습니다. 태블릿PC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 위치한 제품입니다. 스마트폰보다 한층 큰 7~12인치 화면과 스마트폰과 유사한 모바일 운영체제를 갖춘 제품입니다.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태블릿PC에서도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전화 걸기는 빼고요. 전화기(Phone)가 아니니까요.)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작업도 대부분 태블릿PC에서 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PC는 장점이 많습니다. 일단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큼직합니다. 커다란 화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한층 실감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웹 서핑을 하고, 이메일을 주고 받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글을 적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게임도 즐길 수 있죠.
생산적인 작업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키보드만 연결하면 노트북처럼 문서를 작성하거나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PC의 종류는 '운영체제'와 '크기' 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태블릿PC용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iOS, 윈도 등 크게 세 가지입니다. 안드로이드와 iOS는 스마트폰용 운영체제가 태블릿PC로 확대된 사례입니다. 반면 윈도는 PC 및 노트북용 운영체제가 태블릿PC로 이동한 케이스죠. 때문에 안드로이드, iOS를 탑재한 태블릿PC와 윈도를 탑재한 태블릿PC는 명백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이 차이점은 뒤에서 자세히 설명해드릴게요.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PC는 정말 많습니다. 수많은 제작사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명한 제품은 두 가지뿐입니다. 하나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시리즈’입니다. 8인치부터 12인치까지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구글 넥서스 시리즈’입니다. 7, 10인치 두 가지 크기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7인치 제품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iOS를 탑재한 제품이요? 따로 소개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바로 ‘애플 아이패드’입니다. 애플의 정책 때문에 iOS를 탑재한 태블릿PC는 오직 아이패드뿐입니다.
윈도를 탑재한 태블릿PC 역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못지 않게 많습니다. 굳이 대표주자를 뽑으라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접 제작한 '서피스 시리즈'를 들 수 있겠네요.
크기 별로 제품을 나누면 7~8인치 제품군과 10~12인치 제품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7~8인치는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휴대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군이고, 10~12인치는 커다란 화면에서 보다 쾌적하게 웹 서핑을 하거나 문서를 작성할 수 있는 제품군입니다.
어떤 태블릿PC를 구매해야 하나요?태블릿PC에 대해 간략히 알아봤으니 이제 어떤 제품이 나에게 맞는지 자세히 알아봅시다.
얼마에 구매할 것인가(예산).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용도). 그 어떤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태블릿PC는 예산과 용도에 따라 선택지가 극과 극으로 갈리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체크포인트 1. 예산태블릿PC의 가격은 10만 ~ 200만 원까지 다양합니다.
10만 원대는 저가형 태블릿PC입니다. 보통 중국산 화이트박스(브랜드가 없는) 태블릿PC가 이 가격대에 위치합니다. 겉은 멀쩡하지만 성능이 너무 떨어지거나, 화면 품질이 기대 이하거나, 카메라가 없는 등 문제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가끔 쓸만한 제품이 섞여 있지만,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이니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저가형 태블릿PC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은 에이수스(ASUS) 미모패드7입니다.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크기 7인치 해상도 HD급(1,280x800)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안드로이드 4.4 운영체제로 실행되는 제품입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서 기본을 모두 갖춘 제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0만 원대 중반에 불과합니다. 다만 저장공간이 8GB에 불과한 점이 아쉽습니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4GB에 불과하죠. 제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마이크로 SD 카드도 함께 구매하세요.
*[리뷰] 10만 원대 태블릿PC, 에이수스 미모패드7 써보니 - http://it.donga.com/18424/
20만~50만 원대는 보급형 태블릿PC로 분류됩니다. 성능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기고 업무를 처리한다는 태블릿PC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입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도 많습니다. 다만 가끔씩 함량 미달의 '지뢰'가 섞여있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보급형 태블릿PC는 나름 쟁쟁한 제품이 많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구글 넥서스7(2세대)을 주목해야 합니다. 20만 원 후반대라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능과 풀HD(1,920x1,080) 해상도의 화사한 화면을 갖췄습니다. 최신 운영체제도 구글이 매우 빠르게 제공합니다. 다만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이 없어 저장공간 확장이 불가능하니, 구매할 때 반드시 32GB 용량의 제품을 구매하세요.
*넥서스7 2세대 LTE, 미리 써보니… - http://it.donga.com/15912/
넥서스7 외에도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8.4와 LG전자 G패드 10.1이 주목할 만 합니다. 갤럭시 노트 8.4는 QHD(2,560x1,600) 해상도의 AMOLED 디스플레이, 우수한 성능, 32GB에 이르는 넉넉한 용량 등을 갖췄음에도 가격이 30만 원대 후반에 불과합니다. A/S도 전국 어디서나 받을 수 있으며, 최신 운영체제 업데이트도 나름 빠르게 제공합니다. LG전자 G패드 10.1은 가격이 20만 원 후반대임에도 쓸만한 성능을 갖춘 가격 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입니다.
*[리뷰] 배터리 사용시간 12시간! LG G패드 10.1 - http://it.donga.com/18856/
*[리뷰] 이것이 프리미엄 태블릿PC, 갤럭시탭S 8.4 - http://it.donga.com/19116/
윈도 태블릿PC가 필요하다면 세 가지 제품을 추천할 만합니다. 저렴한 제품이 필요하다면 레노버 MiiX2가 좋습니다. 20만 원 중반에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쿼드코어 프로세서, 7인치 HD급 디스플레이, 윈도 8.1을 갖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생산성을 위해 높은 해상도를 원하면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레노버 싱크패드8을, 태블릿PC를 전자공책으로 활용하길 원하면 전자펜을 갖춘 에이수스 비보탭 노트8을 구매하면 됩니다.
*[리뷰] 윈도8 태블릿PC의 완성, 레노버 싱크패드8 - http://it.donga.com/17660/
*[리뷰] 대학생을 위한 최적의 전자 공책, 비보탭 노트8 - http://it.donga.com/18641/
예전에는 보급형 태블릿PC의 가격으로 아이패드를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곧 차세대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등장할 예정이다 보니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죠. 이제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레티나 16GB 모델은 40만 원 후반에 구매 가능합니다. 다만 추가 용량 확장이 불가능하니 이점 유의하세요.
60~100만 원대는 일반 태블릿PC입니다. 아이패드, 갤럭시 노트 등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제품은 대부분 이 가격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일반 태블릿PC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은 당연히 애플 아이패드입니다. 32~64GB 용량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큰 화면을 원하면 10인치 대 아이패드 에어, 휴대성을 원하면 8인치 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를 고르면 됩니다.
*[리뷰] 'Life on iPad', 생활 속으로 들어온 아이패드 에어 - http://it.donga.com/16837/
*나도 주인공이야!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써보니... - http://it.donga.com/16836/
갤럭시 노트 10.1 (2014)와 갤럭시 노트 프로도 좋은 선택입니다. 10~12인치에 이르는 넉넉한 화면 크기와 전자펜을 갖춰 생산적인 용도로 활용하는데 적합합니다. 아이패드와 달리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을 갖춰 저장공간도 손쉽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리뷰] 갤럭시노트10.1 2014, 지금 구매했어요 - http://it.donga.com/17251/
*[리뷰] 갤럭시노트 프로 "12인치면 노트북 감인데?" - http://it.donga.com/17612/
윈도 태블릿PC가 필요하다면 서피스 프로 3 가운데 인텔 코어 i3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을 구매하면 됩니다.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탑재한 만큼 다른 태블릿PC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100만 원을 상회하는 제품은 고급 태블릿PC로 분류됩니다. 성능이 뛰어나거나, 화면 품질이 우수하거나, 저장 공간이 넉넉한 제품들이죠.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MS 서피스 프로 3를 들 수 있겠네요. 노트북과 동일한 프로세서와 윈도 8.1을 탑재해 MS 오피스, 어도비 포토샵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응용 프로그램을 모두 실행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12인치 화면 크기에도 불구하고 무게도 800g으로 나름 가벼운 편이죠. 전자펜을 탑재해 생산성도 매우 뛰어납니다. 다른 제조사에서 비싼 태블릿PC 출시를 꺼리다 보니, 높은 성능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이 제품 외에는 현재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리뷰] 윈도8 태블릿PC의 표준이자 이단아, 서피스 프로3 - http://it.donga.com/19068/
체크포인트 2. 용도주머니 사정에 맞춰 제품을 눈 여겨 보셨나요? 이제 '태블릿PC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용도)'를 고민해볼 차례입니다.
태블릿PC의 용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비와 생산입니다.
웹 서핑, 동영상 및 전자책 감상, 게임 등이 소비적인 사용 형태입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고 즐거움을 얻는 것이죠. 문서 작성, 이미지 편집, 전문가용 앱 실행 등이 생산적인 사용 형태입니다. 업무를 처리하거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탑재한 태블릿PC는 소비에 최적화된 제품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동영상, 게임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죠. 제품의 크기가 작고 가벼우며, 배터리 사용시간이 길기 때문입니다. 대신 생산에는 부적합합니다. 문서 작성 앱이나 이미지 편집 앱의 기능이 너무 부족하고, 사용자 환경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제조사 역시 이러한 문제를 깨닫고 한컴오피스 for 안드로이드, 애플 아이워크 등 다양한 문서 작성 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윈도를 탑재한 태블릿PC는 생산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MS 오피스나 한컴 오피스 등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어도비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보급형 윈도 태블릿PC는 10만 원 상당의 MS 오피스를 무료로 함께 제공합니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연결해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소비적인 용도로 '간편하게' 사용하기 힘듭니다. 웹 서핑, 동영상 및 전자책 감상, 게임 등을 못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실행 등은 윈도 태블릿PC가 오히려 더 낫습니다. 다만 기능이 많고 사용자 환경이 복잡해 익숙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지금까지 긴 글 읽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마지막으로 수고한 독자 분들을 위해 간단한 요약을 준비했습니다.
1. 먼저 태블릿PC를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고민하세요.
2. 소비 위주로 사용한다면 iOS와 안드로이드, 생산 위주로 사용한다면 윈도 태블릿PC를 선택하세요.
3. 내 예산이 어느 정도 준비돼 있는지 지갑을 확인하세요.
4. 예산에 맞춰 보급형, 일반, 고급 태블릿PC 가운데 선택하면 됩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