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스터디]세계 홈쇼핑 2위 CJ오쇼핑의 글로벌사업 성공 비결
홈쇼핑 업계가 전체적으로 성장하면서 업체 수도 꾸준히 늘어 현재 6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이 중 CJ오쇼핑은 국내 1위(매출액 기준)를 넘어, 미국 QVC에 이어 세계 홈쇼핑 업계 2위 사업자로 올라서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4년 국내 홈쇼핑 기업 가운데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으며 현재 7개 국가, 9개 법인에서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CJ오쇼핑의 글로벌 전략을 DBR가 집중 분석했다.
CJ오쇼핑의 글로벌 진출은 그룹의 전략적 판단에서 이뤄졌다. CJ그룹은 ‘살길은 세계화뿐’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2000년대 초반부터 강하게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이재현 CJ 회장은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 계열사에 글로벌 진출을 지시했다.
베트남 SCJ전용 스튜디오 오픈식. CJ오쇼핑 제공
동방CJ는 고가 상품 위주로 방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방송 첫날에도 상대적으로 고가인 올림푸스 디지털카메라와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를 판매했다. 각각 100대가 넘게 팔렸는데 첫 방송 성적표치고는 나쁘지 않은 것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동방CJ는 디지털 상품과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과감히 프로그램을 짰다. 고가의 제품이 마진이 높은 데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져가는 데도 좋기 때문이었다. CJ오쇼핑은 동방CJ에 최신식 방송장비와 시설, 방송인력의 직무별 교육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에 맞춘 기준을 그대로 중국에 이식함으로써 중국 내 경쟁 업체보다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다.
동방CJ가 프리미엄 홈쇼핑 채널 이미지를 갖기 위해 노력한 또 다른 전략은 ‘빠른 배송’이었다. 기존 중국 홈쇼핑 업체들의 평균 배송 기일은 7일 이상이었지만 동방CJ는 ‘3일 배송’을 원칙으로 했다. 배송시간을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당시 중국의 교통 인프라와 유통 관례를 생각하면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중국 홈쇼핑 최초로 보험 상품 방송을 하고 인터넷 쇼핑몰과 카탈로그를 통한 무이자 할부판매도 시작했다. 또 구매 후 일주일 이내에는 무료 반품과 환불을 보장했고, 교환은 2주 이내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 ‘동방CJ는 뭔가 특별하다’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쇼호스트와 진행자가 동방CJ 방송에서 금을 팔고 있다. CJ오쇼핑 제공
터키 MCJ의 방송 모습. CJ오쇼핑 제공
해외 진출 경험이 축적되면서 글로벌화의 속도도 빨라졌다.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자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합작 제안이 들어왔다. 솔깃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되거나 CJ오쇼핑에서 요구하는 기본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과감하게 거절했다.
기본 조건은 최고경영자(CEO)를 CJ오쇼핑 측에서 맡는 것, 방송 내내 CJ 로고가 화면에 들어가는 것 등 두 가지였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한 기업에서 해온 협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언어와 인종 문제 때문에 고객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김윤구 CJ오쇼핑 부사장은 “무조건적인 확장보다는 ‘될 것 같은’ 나라에만 진출하고, 일단 진출하면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2017년 세계 홈쇼핑 1등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