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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 지혜]기업 전용書體, 소비자가 척 봐도 알수있게 하려면…

입력 | 2014-10-16 03:00:00


현대카드는 전용서체를 활용해 성과를 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광고들 사이에서 사람들은 어떤 게 현대카드 광고인지 단번에 구별해낸다. 2005년 개발된 이후 지속적이면서도 일관되게 사용됐을 뿐 아니라 다른 마케팅 및 브랜딩 활동과 어울려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 덕분이다.

16년째 기업 전용서체를 비롯한 각종 폰트 디자인을 다루며 삼성과 현대카드, KT&G 등 주요 기업과 전국 도로교통 안내판, 평창 겨울올림픽, 제주도 등의 글자를 만들어 온 권경석 산돌커뮤니케이션 타이포랩 이사는 “기업이 전용서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각인되려면 일관성과 지속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용서체로 성과를 내려면 우선 일관성이 중요하다.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 서체를 만들었다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든 통로에서 그 서체를 사용해야 한다. 서체는 기업의 목소리 톤이자 말투다. 상품 포장에는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설명해 놓고 TV에서 광고할 때는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로 상품을 소개한다면 소비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 제품에 대해, 나아가 그 기업에 대해 일관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없다.

지속성도 성공의 필수 요소다. 한두 해 사용하고 말 서체는 없느니만 못하다. 기업의 정체성에 어울리는 서체를 만들었다면 아무리 못해도 10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 잘 만들어진 서체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헬베티카는 5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국 대표 일간지 ‘더 타임스’의 서체 역시 창간 이후 지속적으로 사랑받으며 영국을 대표하는 서체로 건재하다.

권경석 이사는 “현대카드 서체는 서체만 놓고 보면 가독성이 낮아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지만 기업 전체적으로 브랜딩 콘셉트를 명확하게 잡고 그 목적에 맞게 개발한 서체를 꾸준히 사용했다”며 “오늘날 기업 서체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기업을 각인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조언한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