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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보험금 타려 말 다리 부러뜨린 ‘잔인한 馬主’

입력 | 2014-10-16 03:00:00

제주 10억대 보험사기 30명 기소, 부진한 경주마 학대… 죽인 사례도




제주 제주시 조천읍에서 말을 키우는 마주 이모 씨(50)는 경주마로 뛸 가능성이 떨어지는 2년생 암말이 골치였다.

쓸모가 거의 없는데도 매일매일 사료를 주면서 관리비만 꼬박꼬박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이 씨는 말이 다치거나 죽으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12년 3월 20일 둔기로 말 왼쪽 다리를 부러뜨렸다. 보험회사 직원에게는 “마방에서 몸부림치다 문창살에 걸려 부러졌다”고 속여 3290만 원을 타냈다. 이 씨는 2009년 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이런 식으로 4차례에 걸쳐 4마리의 말이 각각 사고를 당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 1억3774만 원을 받아 챙겼다.

이 씨처럼 경주마에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허위 매매거래 등의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마주와 목장주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제주지검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런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이 씨 등 30명을 15일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모두 42차례에 걸쳐 10억5000만 원 상당의 보험금을 부당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러 말을 다치게 하거나 죽인 사례만 22건에 이른다. 마주이자 수의사인 최모 씨(52)는 말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액을 정하는 점을 악용해 높은 가격에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서류를 조작한 뒤 말이 죽자 보험금 1억8695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검찰수사 결과 일부 마주들은 경주마로서 상품가치가 떨어진 말들의 관리비용이 늘자 손쉽게 말을 처리하기 위해 목장장 등과 짜고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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