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0억대 보험사기 30명 기소, 부진한 경주마 학대… 죽인 사례도
제주 제주시 조천읍에서 말을 키우는 마주 이모 씨(50)는 경주마로 뛸 가능성이 떨어지는 2년생 암말이 골치였다.
쓸모가 거의 없는데도 매일매일 사료를 주면서 관리비만 꼬박꼬박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이 씨는 말이 다치거나 죽으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12년 3월 20일 둔기로 말 왼쪽 다리를 부러뜨렸다. 보험회사 직원에게는 “마방에서 몸부림치다 문창살에 걸려 부러졌다”고 속여 3290만 원을 타냈다. 이 씨는 2009년 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이런 식으로 4차례에 걸쳐 4마리의 말이 각각 사고를 당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 1억3774만 원을 받아 챙겼다.
이 씨처럼 경주마에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허위 매매거래 등의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낸 마주와 목장주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수사 결과 일부 마주들은 경주마로서 상품가치가 떨어진 말들의 관리비용이 늘자 손쉽게 말을 처리하기 위해 목장장 등과 짜고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