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 동성애에 대한 관용은 20세기 들어와 개신교에서 시작됐다. 1916년 게이들을 위한 교회가 세계 최초로 호주 시드니에 생겼다. 게이를 처음 성직자로 임명한 것은 1964년 ‘그리스도의 교회’라는 교단이다. 레즈비언은 1977년 영국 성공회에 처음 성직자로 임명됐다. 미국 최대 교단인 미국장로회가 2007년 동성애자의 성직을 허용하자 일부 교회가 탈퇴했다. 개신교는 뜻이 다르면 갈라설 수 있다. 그것이 단점이자 강점이다. 동성애를 인정하는 교회가 계속 늘겠지만 그렇지 않은 교회도 살아남을 것이다.
▷가톨릭은 개신교와 달리 하나의 보편 교회를 지향한다. 교황이 결정하면 모든 나라 모든 교구의 주교가 따라야 한다.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역사상 최초로 동성애 논의의 물꼬를 텄다. 아직 동거와 이혼도 허용하지 않은 가톨릭이 동거, 이혼과 함께 동성애까지 패키지로 다룬다는 것이 상당히 의외다. 일단 동거 이혼 동성애, 모두 포용하고 인정하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시작된다고 한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