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부터 습관까지 고려… 에르메네질도 제냐 ‘수 미주라 서비스’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양복 장인들이 만드는 양복 맞춤 서비스인 ‘수 미주라(Su Misura)’를 운영 중이다. 서비스 담당자들은 고객의 신체 치수를 측정한 뒤 다양한 원단 중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원단을 선택한다. 원단 종류는 기본 700여 종과 기간 한정 원단 200여 종 등 총 900여 가지에 이른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제공
이런 가운데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맞춤 서비스인 ‘MTM(Made to measure)’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며 고급 정장 시장을 키우고 있다. 특히 몸에 꼭 맞는 이탈리아 스타일의 정장을 선호하면서 남성들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도 눈을 떴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 역시 양복 장인들이 만드는 양복 맞춤 서비스인 ‘수 미주라(Su Misura)’를 운영 중이다. 수 미주라는 ‘당신의 사이즈에 맞춘다’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제냐의 수 미주라 서비스는 1970년대 제냐의 직조 기술과 재단 기술을 바탕으로 처음 도입됐다. 멋진 정장 한 벌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수 미주라 서비스로 양복을 만드는 과정. 고객의 신체 치수를 바탕으로 장인이 원단을 재단하며(위 사진), 셔츠 역시 고객이 소매나 깃 디자인부터 색깔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제공
2년 전부터는 한 단계 진화된 ‘개인 제작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고객이 직접 원단을 디자인하고 옷의 마감 부분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본인이 직접 옷을 디자인하도록 했다. 계절당 100벌 이하 한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셔츠 역시 소매나 깃 디자인부터 색깔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타이도 폭과 구조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동안 정장을 중심으로 맞춤복 서비스를 운영해오던 제냐는 올해 서비스의 범위를 캐주얼 의류까지 넓혔다. 이른바 ‘캐주얼 럭셔리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재킷은 물론이고 니트, 점퍼, 코트 등 일상복도 정장처럼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로 제작하는 것이다. 제냐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정장 이외에 일상복까지 ‘나만의 옷’을 입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요즘 같은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점퍼나 재킷 등 ‘아우터’는 캐주얼 맞춤 서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의류로 꼽힌다. 캐시미어나 실크 등 5가지 소재로 재킷을 만든다. 특히 방수 및 체온 조절 기능 등 ‘보호 기능’을 하는 소재인 ‘엘리먼츠 페브릭’으로도 만들 수 있다.
기존의 캐시미어 니트 의류를 한층 업그레이드 한 ‘프리미엄 캐시미어’도 있다. 자칫 부해보이기 쉬운 니트나 스웨터를 몸에 딱 맞게 하는 등 전체적인 ‘선’을 강조했다. 모든 스웨터 제품에는 아래 부분에 고객의 이름을 새길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캐시미어 니트는 200만 원 이상, 재킷은 400만 원 이상이다. 제작 기간은 약 4주에서 6주 정도 걸린다. 제냐코리아 담당자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기성복 가격의 20% 웃도는 수준”이라며 “세부 사항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가격이 바뀐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