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형·산업부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와 하이센스, TCL, 하이얼, 화웨이 등 중국 전자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을 CEA가 반영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을 글로벌 전자업계의 ‘짝퉁 시장’이 아닌 ‘테스트베드’로 키우고 싶어 하는 중국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CEA에 따르면 성인 기준 중국 소비자의 연간 가전제품 구매 규모는 평균 917달러(약 97만5000원)로 483달러(약 51만3000원)인 미국 소비자보다 큽니다. 또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기술력과 브랜드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중국 업체들은 기존 제품군은 물론이고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신제품을 내놓으며 ‘위협적인 추격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대형 전시회에서 신제품을 공개할 때마다 중국 기업들의 ‘카피캣(모방꾼)’ 행태를 경험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굳이 또 한 번의 ‘베끼기 기회’를 중국 기업들에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CES 아시아 참가에 소극적이라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적극적인 참가 없이 CES 아시아가 국제적인 위상을 갖춘 전시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세형·산업부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