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대표 주전GK 경쟁 불붙인 김진현
9월 베네수엘라 평가전 잦은 실수 불구
대표팀 재승선 소식에 나도 깜짝 놀라
10일 파라과이전 무실점 선방 눈도장
내 장기는 공격전개…다음엔 더 잘할 것
● 위기는 곧 기회!
김진현은 10월 A매치 소집을 마음에 두지 않고 있었다. 9월 A매치 기간은 그에게 ‘수치’였다. 김진현은 지난달 5일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 선발로 나섰다. 사령탑 없이 신태용-박건하-김봉수의 국내 코치 3인 체제로 치러진 경기였다. 한국의 3-1 승리였지만, 그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부끄러웠다. 마음이 아팠다. 작은 실수가 너무 잦았다. 최악이었다. 끝이라고 생각했다.”
긍정의 눈길을 보낸 주변과 달리, 그는 마음을 비웠다. 태극마크와의 인연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뽑혔다. 파트너만 이범영(부산)에서 김승규(울산)로 바뀌었다. “대표팀 재승선 소식에 깜짝 놀랐다. 복귀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신임 감독에게도 굳이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하지 않았다. “새로운 분이 오셨다고 내가 할 몫, 역할이 달라지는 건 없다. 다만 팀 미팅에서 ‘든든한 수비’에 대한 주문을 많이 하셔서서 실점만큼은 꼭 피하자는 생각은 했다.” 그러나 통산 3번째 A매치 출격이었던 10일 파라과이전에서 김진현은 첫 번째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새로운 대표팀의 최대 화두는 경쟁이다. 다른 포지션처럼 수문장들의 주전 경쟁 또한 몹시 치열하다. 특히 한 번 주전이 정해지면 나머지에게는 기회가 거의 오지 않는 포지션이 골키퍼다. 정성룡(수원)이 여전히 건재하고, 김승규와 이범영도 있다. 경험 많은 이들과 경쟁하려면 자신만의 강점이 필요하다.
“한때 내 장기가 빌드 업(공격 전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진영에서 볼을 잡았을 때, 정확하게 동료들에 연결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그게 약점이더라. 너무 긴장해선지 힘도 많이 들어갔고, 연결도 부정확했다. 물론 베네수엘라전 때보다 파라과이전 때가 훨씬 좋아진 건 맞다. 경험이다. 4번째 출전은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
골키퍼부터 공격이 시작되는 현대축구의 흐름을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의미다. 당연히 안주하지 않는다. 김진현은 “끝났다 생각했을 때 기회가 왔듯, 마음을 비우니 몸도 가벼워졌다”고 밝혔다.
1-3 패배로 끝난 14일 코스타리카을 마친 뒤 슈틸리케 감독의 마지막 당부도 그의 마음을 울렸다. 김진현은 “감독님이 ‘최선을 다했다면 당당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고개 숙이지 않겠다. 나도, 팀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강등 경쟁에 휘말린 J리그 소속팀도 살리고, 11월 대표팀 재소집을 당당히 기다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