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로 만든 대형 오리가 서울 석촌호수 위에 등장했다. 네덜란드 작가 플로렌테인 호프만이 만든 공공미술 작품 ‘러버 덕(Rubber Duck)’이다. 이 오리는 세계적인 유명 인사다. 2007년부터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관객들을 모으고 있다. 러버 덕의 매력 포인트는 귀여움이다. 러버 덕은 머리와 몸통이 각각 2분의 1 크기인 2등신이다. 동물 캐릭터를 만들 때 머리를 크게 하고 몸을 줄이면 귀여운 인상은 배가된다. 여기에 오리의 얼굴선을 동그랗게 만들고 눈과 눈 사이를 멀리 떼어놓아 귀여운 매력을 더욱 살렸다.
▷요즘 귀여움에 대한 열광이 대단하다. 지난해 국내 캐릭터산업의 매출은 8조2000억 원에 달했다. 애완동물 인구는 1000만 명에 이른다. 국내 러버 덕의 인기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귀엽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 건 종족보호 본능과 직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인기 캐릭터 상품은 아이들의 특징과 닮아 있다. 머리는 크고, 몸은 작으며, 눈은 정면을 향하고 있고, 뭔가 어리숙한 인상을 준다. 인간은 이런 모습에 귀여움을 느끼는 동시에 아이들을 보호하도록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