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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가을…류중일, 사상 첫 PS 4연속경기 홈런

입력 | 2014-10-17 06:40:00


■ 역대 준PO 명승부

가을이 왔다. 19일부터 포스트시즌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준PO)가 시작된다. 준PO는 단일시즌제가 채택된 1989년 처음 도입된 뒤 수많은 전설을 탄생시켰다. 이번 가을엔 또 어떤 드라마가 빚어질지 기대하면서, 역대 준PO의 명승부와 명장면을 추억해본다.

● 1989년 삼성-태평양 1차전…박정현 14이닝 완봉승

사상 첫 준PO 경기부터 명승부였다. 1차전부터 팽팽한 투수전. 삼성(정동진 감독)은 선발 성준(9.1이닝 무실점)에 이어 김성길이 구원등판했다. 태평양(김성근 감독)은 선발 박정현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다. 연장 14회초까지 0-0. 14회말 태평양 1번타자 김일권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홍문종과 유동효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첫 판부터 무승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4번 여태구가 좌전안타로 2사 1·3루가 됐다. 여기서 여태구의 2루 도루로 2사 2·3루. 타석에 들어선 5번 김동기가 김성길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3-0 승리를 확정했다. 태평양 박정현은 8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14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 1991년 롯데-삼성 4차전…류중일 사상 첫 4연속경기 홈런

3전2선승제의 준PO였지만 3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선 삼성(김성근 감독과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강병철 감독)는 3차전까지 1승1무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운명의 4차전. 삼성 김용철은 1-2로 뒤진 6회말 1사 2루서 롯데 선발 윤학길을 상대로 굵은 빗줄기를 뚫는 역전 2점홈런을 쏘아올리며 전세를 뒤집었다. 8회말 류중일의 홈런을 포함해 대거 7득점하며 10-2 승리를 거뒀다. 류중일은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사상 최초로 포스트시즌 4연속경기 홈런 대기록을 작성하며 영웅이 됐다.

● 1993년 LG-OB 3차전…접전 속 8회 4점 뽑아내 역전극 완성

잠실 ‘한 지붕 두 가족’ LG(이광환 감독)와 OB(윤동균 감독)가 사상 처음 가을잔치에서 격돌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2차전까지 1점차 승리를 주고받아 1승1패. 3차전 선발은 LG 김용수와 OB 박철순. OB가 3회말 선취점을 뽑자 LG는 5회초 동점을 만들었고, OB는 5회말 다시 1점을 뽑아내 2-1로 앞서나갔다. 운명의 8회말. 1사 1·2루서 김상훈의 동점 적시타, 김동수의 역전 적시타 등 8회에만 4점을 뽑아내 역전극을 완성했다.

● 2005년 SK-한화 5차전…쫓고 쫓기는 시소게임의 명승부

사상 처음 5전3선승제의 준PO가 펼쳐졌다. 시즌에 앞서 꼴찌 후보로 꼽혔던 한화(김인식 감독)는 준PO 진출 자체가 기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SK는 PO 직행을 노리다 최종전에서 LG에 덜미를 잡히면서 3위로 떨어져 오히려 휴식을 취한 한화보다 불리한 상황이었다. 4차전까지는 2승2패. 최종 5차전은 한화가 달아나면 SK가 쫓아가는 명승부였다. 한화가 1-0으로 앞선 2회말 브리또와 신경현의 솔로포로 3-0으로 앞서나가자 SK는 3회초 2점, 4회초 1점을 얻어 동점을 만들었다. 한화가 다시 4회말 1점에 이어 5회말 이범호의 2점홈런으로 6-3으로 달아났다. SK는 9회초 박재홍의 2점홈런으로 1점차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 2013년 두산-넥센 5차전…연장 13회초 홈런포로 승부 갈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LG에 2위 자리를 내주고 준PO부터 시작하게 된 3위 넥센과 4위 두산. 1∼2차전은 넥센이 모두 1점차 승리를 거뒀고, 3∼4차전은 두산이 모두 1점차 승리를 챙겼다. 최종 5차전. 4회 이원석의 3점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두산은 9회말만 막으면 PO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넥센이 무사 1·2루 찬스를 잡자 두산은 니퍼트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썼다. 장민석과 이택근의 연속 삼진으로 2사 1·2루. 여기서 박병호가 백스크린을 통타하는 거짓말 같은 동점 3점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두산편이었다. 연장 13회초 대타로 나선 최준석이 강윤구를 상대로 대형 결승솔로홈런을 때려낸 뒤 오재원의 추가 3점홈런 등으로 8-5로 승리했다. 두산은 2010년 롯데와의 준PO에 이어 1∼2차전을 내주고도 리버스 스윕을 완성하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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