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10대쟁점 긴급 점검]기재부 국감서 현안 충돌 野의원 “주가 떨어지고 투자 안늘어” 최경환 “불황 탓… 과도한 추측말라”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는 이달 말 시작될 예산안 심사의 전초전이었다. 이날 여야는 재정을 포함한 각종 경제현안과 관련해 논리적으로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신 일방적인 주장을 펼쳐 이달 말 시작될 예산안 심사에서도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소모적 논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이날 야권은 특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그가 추진하는 ‘최노믹스’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부어 이번 국감 기간 중 가장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책임진 최 부총리의 비중을 감안해 야권이 공세를 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부총리 역시 국감 이후 이어질 예산안 심사 및 경제 활성화 법안들의 처리를 앞두고 야당 의원들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듯 적극적으로 반격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이나 총리 이름에 ‘노믹스’가 붙지만 장관 이름에 붙는 건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니 왕(王)장관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 아닌가”라며 날을 바짝 세웠다. 또 “부총리가 취임한 직후 정점을 찍은 주가가 3개월 만에 완전히 거꾸러지고 있다”며 “외국인투자촉진법을 개정하면 대기업이 1조 원 이상 투자하고 고용이 3만 명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완전히 거짓말이었다. 허위사실 유포”라고 지적했다.
여권 내에서도 ‘최노믹스’에 대한 공격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내년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이라면서 막대한 빚을 내고 정부와 가계, 기업을 총동원해 인위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지금은 경기상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재정이 어려워지더라도 확장적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날 최 부총리는 경제활성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돼야 장기 구조적 침체를 막을 수 있다”며 “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이 1분기 정도 속도를 내며 본격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