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감청 불응’ 이석우 대표 국감 출석 “법 존중” 해명했지만 논란 확산… 檢 “감청영장 청구 제도 개선할것”
“목 타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연이어 받은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참고인석에 앉자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등을 중심으로 “‘감청 영장 거부가 실정법에 어긋나더라도 책임지겠다’는 발언이 국내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의 대표로서 할 얘기냐”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사과한다”면서도 “송수신이 완료된 과거의 대화 내용을 제공해 온 현행 감청 영장 집행방식에 더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래에 일어날 통신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겠다는 감청 영장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 위법의 우려가 있다는 논리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은 감청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법률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 집행에 응하기 위해선) 카카오톡 서버에 실시간 감청설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와 같은 방식으로 협조할 의향이나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검찰 등 수사기관이 앞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나 유괴범 등 시급한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감청설비 설치를 요청해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은 “감청설비 부착에 불응하면 수사기관이 카카오톡 서버를 통째로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 등은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실시간 인터넷 모니터링’ 계획 등을 발표해 ‘사이버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 지검장은 “부적절한 표현으로 오해를 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변종국 bjk@donga.com·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