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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北개방 도와야 東西 고리 이어져”

입력 | 2014-10-17 03:00:00

아셈 정상회의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선도발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ASEM)에서 아시아와 유럽 간 물리적 연계(Physical Connectivity)를 강화하기 위한 ‘유라시아 복합교통물류 네트워크 심포지엄’의 개최를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셈 정상회의 2세션 선도발언을 통해 “동서 문명의 발달이 가능했던 것은 실크로드 교역로와 대항해시대로 열린 항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각국이 철도와 도로, 해운, 항공까지 포함해 모든 물류교통을 연결할 때 아시아와 유럽이 새롭게 동반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 TSR-TKR 연결하는 제2 실크로드 구상

각국 전문가들이 참여할 유라시아 복합교통물류 네트워크 심포지엄의 개최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등을 연결해 부산에서 유럽까지 운송로를 구축하는 제2의 실크로드 구상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북한과의 철도 연결이 필수다. 결국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옛 소련 국가들의 개혁개방 경험을 북한에 이식해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통일 구상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선도발언에서 “유라시아의 서쪽과 동쪽을 하나의 대륙으로 잇기 위해서는 고리가 끊어져 있는 북한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닫힌 문을 열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하루빨리 나서도록 아시아와 유럽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하루 속히 핵을 버리고 폐쇄된 문을 열어 북한 주민의 인권과 삶을 윤택하게 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길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북한에 거듭 핵 포기와 인권 강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 통일 한국은 아시아-유럽 연계 완성하는 고리

박 대통령은 “하나가 된 한반도는 아시아와 유럽의 연계를 완성하는 탄탄한 고리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남단의 부산을 출발한 철도가 북한을 통과해 유라시아 대륙을 건너 밀라노로 오는 꿈이 현실이 되는 날, 아시아와 유럽의 연계성은 최종적으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아셈의 핵심 관심사는 ‘아시아와 유럽 간 연계 강화’였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통일이 유라시아 연계 강화의 최종 목표임을 강조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각국의 이해와 관심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의 물리적 연계뿐 아니라 ‘디지털 연계’와 ‘문화·교육의 연계’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이 주도해 온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 사업(TEIN)’을 확장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TEIN은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아셈 당시 채택한 협력사업으로 연구목적을 위해 아시아와 유럽을 초고속 국제연구망으로 잇는 사업이다. 박 대통령은 문화·교육의 연계를 위해 역시 2000년 아셈에서 채택한 장학사업의 확대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의 제안은 17일 발표될 아셈 의장성명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16일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어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에서 공동연구를 확대하는 등 녹색성장 동맹을 심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10월 18일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공식 주창한 한반도 평화 구축 방안.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 통일 기반을 구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밀라노=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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