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론 불지피는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던진 중국 상하이발(發) 개헌론이 정국에 미묘한 파장을 불어넣고 있다. 야권이 이미 개헌 논의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집권당 대표가 “봇물이 터지면 막을 수 없다”는 말로 개헌 논의 불가피론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가 철저한 진영논리에 빠져 아무것도 되는 게 없다”며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이기 때문에 권력 쟁취전이 발생하고, 권력을 분점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1일 “개헌 논의는 이번 정기국회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또 김 대표는 “지역감정을 배경으로 하는 양극 정치체제에 대해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나 석패율제 도입 등과 같은 부분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중이 대권 행보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권 행보면 (잠재적 경쟁자인) 김문수 위원장을 데리고 왔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권 내부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공식 반대한 지 열흘 만에 김 대표가 개헌론을 꺼내들면서 당청(黨靑) 갈등이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일부 인사는 김 대표의 발언에 불쾌해했지만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개헌을 놓고 당청 간 갈등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미 개헌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새롭게 추가할 것이 없다”며 “현재 해외 방문 중 개헌 문제를 논의할 여유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것 같다.
일부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은 김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개헌과 같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 당 대표가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발언을 하는 행태부터가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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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