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유치원에서 7세 남아들이 6세 여아를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돼 큰 충격을 줬다. 유치원생 사이에 벌어진 이번 일을 성추행으로 봐야 할까.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영은 박사는 "여자아이한테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성추행이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오 박사는 17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심리적 발달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연령에 따른 성장이 있다. 여섯 살, 일곱 살이면 만 나이로는 다섯 살, 여섯 살인데, 요 연령대 아이들의 심리 발달 특징을 보면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생각하는 성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하고는 상당히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편 여자 아동을 성의 대상으로 생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자애, 남자애 할 것 없이 이 때 연령 때 아이들은 호기심이 상당히 많다. 손이나 발은 자기하고 똑같이 생겼는데 성기는 자기하고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상당히 궁금증을 갖게 된다"며 "특히 치마는, 저 안에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대개는 호기심에 대한 탐색으로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장난 같은 행동을 하기는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난이고 호기심에 대한 탐색이라 하더라도 이 연령대 아이들이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 장난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개 아이들이 집에서 가정교육을 받아서 이런 행동은 아무리 궁금해도 대개 안 한다. 그래서 그 나이의 아이들이 쉽게 선을 넘어서 많이 하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문제"라며 "(짓궂은 행동을 한) 남자아이들의 부모는 각자 아이에 대한 파악이라든가 점검을 꼭 하셔야 할 것 같다. 이런 것들이 그 시기에 그냥 거쳐 가는 장난 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보면 다른 문제의 어떤 문제 양상이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 원스톱센터는 전남 목포의 한 유치원에 다니는 A양(6)의 아버지 B씨가 한 살 위 남자아이들이 딸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남아들은 A양의 치마를 들추고 쳐다보거나 중요한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같은 일이 4~5회 반복되는 과정에서 임시 담임선생님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