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경제를 노래하다/임진모 지음/232쪽·1만5000원·아트북스
책은 1932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에 프랭클린 루스벨트 후보가 쓴 캠페인 송의 가사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마침내 괴로운 시절을 끝냈다’고 노래하는 이 곡, ‘해피 데이스 아 히어 어게인’은 루스벨트의 금주법 폐기를 상징했기에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불황과 활황, 인플레이션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 경제적 흐름이 세계 팝 음악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시대 순으로 짚었다. 이를테면 1950년대 활황기에 미국 백인 중상층 가정의 10대 청소년들이 받은 두둑한 용돈이 엘비스 프레슬리와 그의 노래 ‘(렛 미 비 유어) 테디 베어’에 대한 열광으로 이어졌다는 것.
“견강부회의 소지도 다분하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책의 팝-경제 방정식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재밌는 외전처럼 즐기는 게 낫다. 심각한 음악 팬보다는 노래를 좋아하면서 경제나 역사에도 흥미가 있는 이를 더 끌 만한 책이다. 언급된 주요 곡을 들어볼 수 있는 QR코드도 넣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