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라뚜르 샤토 코르통 그랑시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노 누아 포도 품종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레드 와인 특유의 산도가 맛있게 느껴지며, 붉은 체리 같은 과일 풍미와 함께 입안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타닌의 조화가 그간 시원한 와인에 젖어 있던 입맛에 레드 와인의 계절이 왔음을 알린다. 피노 누아가 가을 와인이라면 겨울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 같은 진하고 풍부한 맛의 와인이 아닐까. 입안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과 풍부한 알코올감의 풀 바디 와인들은 역시 추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린다.
와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노 누아라는 품종명을 듣는 순간 바로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을 떠올릴 것이다. 피노 누아 품종의 고향이자 세계 최고의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 바로 부르고뉴 지방이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부르고뉴의 포도밭은 특급, 1급, 마을급, 지방급 등 4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부르고뉴의 포도밭 중 단 2%에 불과한 특급 포도밭을 가장 많이 소유한 와이너리가 바로 루이 라뚜르다. 와이너리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창업자 루이 라뚜르의 이름을 와이너리 명칭으로 사용하는 패밀리 와인 회사로, 1797년에 설립되어 오늘날까지 7대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부르고뉴 특급 포도밭을 대표하는 코르통 마을을 기반으로 착실하게 성장해 온 루이 라뚜르를 대표하는 레드 와인으로는 은근한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서 지속되는 스타일의 샤토 코르통 그랑시, 알록스 코르통을 들 수 있다. 화려하거나 강렬하지는 않지만 믿음직스럽고 든든한 스타일의 피노 누아 와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루이 라뚜르가 이렇게 우직한 타입의 레드 와인만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섬세하면서도 상대적으로 화려한 느낌의 샹볼 뮤지니, 제브리 샹베르땡, 부르고뉴 포도밭의 최고봉 로마네 생 비방까지 서로 다른 매력의 피노 누아 와인을 생산한다.
루이 라뚜르 알록스 코르통 2011
부르고뉴 샤르도네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샤블리와 뿌이 퓌세에서 명품 화이트 와인 중의 명품인 몽라셰와 꼬똥 샤를마뉴까지 루이 라뚜르의 화이트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루이 라뚜르 피노 누아의 화려한 매력은 제브리 샹베르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잘 익은 과일과 붉은 꽃이 어우러진 아로마와 함께 은은한 산도와 결이 고운 타닌의 하모니를 만끽할 수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