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 푸른 한반도]농촌경제硏 ‘北산지 황폐’ 보고서
“북한의 황폐한 산지 복구는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근본 원인인 북한의 식량·연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패키지’형이 돼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일 공개한 ‘북한 황폐 산지 복구를 위한 협력방향’ 정책보고서를 통해 “산림 복구는 남북한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대표적인 협력 사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치적 부담이 적은 데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환경보호와 성장을 병행하면 남북한이 상생 협력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북한 산림면적은 566만 ha. 2000년의 820만 ha에 비해 31% 감소한 것으로 매년 1만3464ha씩 산림면적이 줄어든 셈이다.
미국 세계자원연구소는 2000∼2012년 감소한 북한 산림이 16만515ha로 조성된 산림면적(1만3680ha)의 11.7배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자력으로 산림 황폐화를 해결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많다.
보고서는 북한 전역의 산림을 해발고도 등 자연조건에 따라 6가지로 분류하고 유형별 맞춤사업을 제시했다.
경사가 완만해 토양 침식 위험이 낮은 지역은 산림농업(산림복원+식량생산)을, 경사가 급한 지역은 ‘탄소배출권조림’(A/R CDM) 사업을 제안하는 식이다. A/R CDM을 통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의무를 대체할 수도 있다. 수관울폐도(일정 면적 중 나무가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지역별 ‘개도국 산림 감소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REDD)’ 사업도 제시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