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토종 흑돼지의 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주흑돼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달라고 문화재청에 신청했다고 20일 제주도가 밝혔다. 제주흑돼지의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는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제주흑돼지는 털빛이 흑색으로 모발은 굵고 길며 거칠고 입과 코는 가늘고 긴 편이다. 체구는 작지만 질병에 강하다. 한 번에 평균 7.3마리의 새끼를 낳고 20주를 사육하면 체중이 60.2kg 정도로 자란다. 제주지역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돼지 뼈가 발굴된 점으로 미뤄 제주흑돼지의 기원은 선사시대로 올라간다. 과거에는 돌담으로 두른 화장실인 ‘돗통시’에서 흑돼지를 기르기도 했다.
제주흑돼지는 1960년대 이후 경제성이 우수한 개량돼지의 급속한 도입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놓였다. 제주도축산진흥원은 1980년대 중반 제주흑돼지의 유전자원을 수집한 뒤 순수계통 번식을 통한 증식과 농가 분양, 국제식량농업기구(FAO) 등재 등을 추진했다. 축산진흥원은 현재 제주흑돼지 27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축산진흥원 관계자는 “천연기념물 지정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제주흑돼지에 대한 체계적인 종합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흑돼지는 제주마(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흑우(천연기념물 제546호)와 함께 제주토종 종축을 이루는 한 축이다”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