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반 고흐의 숲, 2007년
반 고흐의 몸에서 나뭇가지가 자라고 그 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는 이 그림은 너무도 강렬해서 좀처럼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김성룡은 왜 나무로 변신한 반 고흐를 그렸을까? 반 고흐의 몸은 죽었지만 영혼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저 나무들처럼 영원히 살아있다는 뜻일까? 혹은 반 고흐가 자기희생을 통해 구원받았다는 의미인지도.
하긴 두 예술가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독학으로 화가가 되었고, 차별화된 독창적인 화풍을 발전시켰고, 책을 좋아하고 글재주도 뛰어나다. 치열하게 작업하고 집중력도 강하다. 독신인 점도 빼놓을 수 없겠다. 예술관도 비슷하다.
김성룡은 “예술이란 눈으로 본 것들이 예술가의 뛰어난 감수성에 의해 걸러져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고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나는 내가 그리는 대상과 풍경 속에 우수에 젖은 감상보다는 비극적인 고통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이렇게 말해주길 바란다. 이 남자는 무언가 강렬하게 느끼고 있구나. 매우 섬세하고 뛰어난 감수성을 지닌 사람이야.”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 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