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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연]軍내 성추행 없애려면

입력 | 2014-10-22 03:00:00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

육군 17사단장이 부하인 여군 하사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긴급 체포돼 구속되었다. 현역 사단장이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것은 창군 이래 처음 있는 창피한 사건이다. 국방부 장관은 긴급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어 군 기강 해이 및 위반행위는 국가안보를 좀먹는 이적행위인 만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一罰百戒)할 것을 지시했다.

17사단장뿐만 아니라 군에서는 직위를 이용하여 여성 부하들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가끔 발생한다. 왜 이런 일들이 발생할까. 그것은 상급자가 부하들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부하 여성을 전투가 발생하면 함께 피를 흘리며 싸워야 하는 전우로 생각하지 않고 이성으로만 생각한 것이다. 고급 지휘관들이 부하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기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 심취해 있기 때문이다.

군에서의 성추행 예방 교육 대상은 초급 간부나 부사관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장성 및 대령급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사고를 일으킨 17사단장도 성추행 행위가 구속될 정도의 큰 사건인지 몰랐을 것이다. 아무 죄의식 없이 여성 부하의 몸을 만지는 일이 얼마나 큰 성범죄인지 평소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피해를 본 여성에 대해서도 자신의 고충을 보고할 수 있는 열린 제도적, 법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남성들만의 군 조직에서 여군들의 몸가짐과 행동도 중요하다. 남성들에게 성적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과도한 노출과 언행은 금지되어야 한다.

군내 구타 및 가혹행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상급 지휘관이라도 부하들이 잘못하면 처벌할 권한은 있지만 구타, 가혹행위는 할 수 없다. 군 조직에서 업무상 계급은 존재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은 누구에게나 같은 것이다. 군에서 장성 계급은 군생활의 꽃이다. 장기복무 장교들은 누구나 가슴속의 별을 꿈꾸며 군 생활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지금 우리 군은 구타, 가혹행위, 성추행 등의 문제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최근에도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고, 북으로 보내는 대북 전단에 기관총으로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우리 군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등 상상도 못하는 북한의 도발에 머리를 싸매고 전략, 전술을 연구해야 할 때다.

정부는 최근 100명 이상의 군 장성 진급 인사를 단행했다.

군에서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부대를 잘 지휘하여 얻은 반짝이는 별이다.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위대한 장군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부단한 노력과 멋진 리더십이 있어야 별은 더욱 빛난다. 그것이 장군의 도(道)인 것이다.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