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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뛰어넘는 땀의 도전… Everyone is No.1”

입력 | 2014-10-22 03:00:00

영화스타 류더화, 홍콩 NPC부회장 자격으로 인천 장애인亞경기 참석




장애인체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배우 류더화. 여전히 그는 청춘이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하오(좋아)! 하오!”

19일 인천 송도글로벌대 공연장에서 열린 휠체어펜싱에서 여자 플뢰레 개인전 홍콩 대표선수인 챈유이충이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두 주먹을 치켜 올리며 기뻐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두 시간의 경기 내내 그 사람은 일반 관중석에 앉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홍콩 대표팀 선수들과 똑같은 붉은색 잠바 차림의 남자. 어디선가 많이 본 그 사람은 바로 세계적인 배우 류더화(劉德華·52)였다.

그는 홍콩 장애인올림픽위원회(NPC) 부회장 자격으로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장애인스포츠대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992년이란다.

“당시 뮤직비디오를 찍는데, 장애인 역할이었어요. 어떻게 연기해야 될지 몰라 도움을 받을 욕심에 몇몇 분을 소개받았죠. 그분들과 이야기하다 느낀 게 컸어요. 장애인체육대회는 스폰서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며 장애인의 운동시설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죠.”

장애인 운동선수를 돕기 시작한 게 그때부터였다. 바로 그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장애인올림픽 때는 직접 현지로 건너가 자국 팀을 응원했다.

2008년 류더화가 제작한 뮤직드라마 ‘Everyone is No.1’의 한 장면.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예전에는 누가 이기고 지느냐에만 관심을 가졌어요. 그러나 장애인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숙연해집니다. 모두가 각자의 장애를 넘기 위해 애쓰기 때문이죠. 1등 한 명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참여하는 그들 한 명 한 명이 이미 1등이에요.”

그는 이 깨달음을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당시 ‘Everyone is No.1(모두가 1등입니다)’이라는 10분짜리 뮤직드라마에 담았다. 제작비 150만 홍콩달러(약 2억1000만 원)는 그가 직접 부담했다.

평범한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후 재활훈련과 장애인올림픽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는 메시지. 당시 그는 7시간씩 다리에 수건을 감싼 뒤 의족을 장착하고 직접 뛰었다. 그는 요즘에도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연습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꿈이다. 최근 중국 장애인복지기금 이사도 맡았다.

대회 기간에 선수촌 내 서비스센터 영화상영관에서는 그가 시각장애인 탐정역으로 출연한 ‘블라인드 디텍티브(Blind Detective)’가 상영된다.

인천=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