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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칼바람… 두산-SK 감독 교체

입력 | 2014-10-22 03:00:00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형 낙점
SK는 선수들 껴안을 ‘덕장’ 김용희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두산과 SK가 21일 나란히 감독 교체라는 칼을 뽑아 들었다.

올해 6위에 그친 두산은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은 송일수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김태형 SK 배터리코치(47)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된 이만수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5위 SK는 김용희 육성총괄(59)을 새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 팀 컬러를 선택한 두산

3년 계약 기간 중 첫해만 치른 감독을 경질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두산에 더 중요한 것은 팀 컬러 회복이었다. 송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두산은 무색무취한 야구를 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보다 두산 특유의 끈끈함이 사라진 야구에 팬들의 비난이 거셌다.

송 감독 경질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이었다. 당시 두산은 5-1로 앞서던 5회말부터 주전 선수를 대거 신예 선수들로 교체했고 5-7로 역전패했다. LG와 SK의 4강 싸움이 한창인 때라 특정 팀에 유리하게 경기 운영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두산가(家)의 한 원로는 “팬들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경기를 했다. 감독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크게 역정을 냈다고 한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1990년부터 선수로 12년, 2002년부터 코치로 10년간 두산 유니폼을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5년과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기도 하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는 팀의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는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끈질기고 응집력 있는 두산 본래의 색깔을 되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총액 7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 원)이다.

○ 안정을 선택한 SK

“지금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사람은 ‘덕장(德將)’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김용희 육성총괄을 새 감독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한 SK 관계자의 말이다.

원만한 성품을 지닌 김 감독은 야구계의 신사로 평가받는다. 야구에 대한 자기 철학이 강해 구단과 종종 갈등을 빚었던 김성근 전 감독이나 이만수 전 감독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SK 관계자는 “지금 우리 팀에 필요한 지도자는 선수들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리더다. 눈앞의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명문 구단으로 가기 위한 초석을 놓아줄 감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3년여 동안 2군 감독과 육성총괄을 맡으며 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강하고 오래가는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할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인천 야구팬들이 원하는 야구, 가슴으로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총액 9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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