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형 낙점 SK는 선수들 껴안을 ‘덕장’ 김용희
올해 6위에 그친 두산은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은 송일수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김태형 SK 배터리코치(47)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된 이만수 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5위 SK는 김용희 육성총괄(59)을 새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 팀 컬러를 선택한 두산
송 감독 경질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이었다. 당시 두산은 5-1로 앞서던 5회말부터 주전 선수를 대거 신예 선수들로 교체했고 5-7로 역전패했다. LG와 SK의 4강 싸움이 한창인 때라 특정 팀에 유리하게 경기 운영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두산가(家)의 한 원로는 “팬들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경기를 했다. 감독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크게 역정을 냈다고 한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1990년부터 선수로 12년, 2002년부터 코치로 10년간 두산 유니폼을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5년과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기도 하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는 팀의 주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했던 그는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끈질기고 응집력 있는 두산 본래의 색깔을 되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총액 7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 원)이다.
○ 안정을 선택한 SK
“지금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사람은 ‘덕장(德將)’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김용희 육성총괄을 새 감독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한 SK 관계자의 말이다.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강하고 오래가는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할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인천 야구팬들이 원하는 야구, 가슴으로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총액 9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