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용병 공포의 데뷔전 라이트-센터-후위서 무차별 43점… 천하무적 삼성화재 코트 유린 26점 그친 레오 완전히 기죽여
레오는 명실상부한 V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두 시즌 연속 삼성화재의 우승을 이끌었다. V리그 사상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많은 팀이 레오의 대항마로 해외 리그의 유명한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번번이 쓴잔을 들이켜야만 했다. 레오가 있는 한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하지만 레오가 이번 시즌에는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 비록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레오는 상대에게 기가 팍 눌린 모습이었다.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고 평가받는 레오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경기 전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시몬에 대한 호평에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아직 그런 평가는 이르다”며 선을 그었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김 감독의 말은 겸손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1세트에서 8점을 올리며 몸을 푼 시몬은 2세트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라이트는 물론이고 센터, 후위 등 어떤 자리에서도 자유자재로 공격을 퍼부었다. 블로킹으로 레오의 공격을 세 차례 막기도 했다. 시몬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43점(공격 성공률 59.65%)을 올렸고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를 3-1(25-23, 25-18, 26-28, 25-19)로 꺾었다. 레오는 26득점에 공격 성공률은 45.28%에 그쳤다.
이날 OK저축은행 선수들은 경기 뒤 검은색 재킷을 입고 단체로 춤을 추며 시즌 첫 승을 자축했다. 트리플 크라운(후위공격 13점, 블로킹 3점, 서브 6점)을 달성한 시몬은 경기 뒤 “데뷔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 기쁘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맡겨진 임무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팬들은 시몬의 이름에 몬스터(괴물)를 합쳐 ‘시몬스터’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여자부 도로공사는 42점을 올린 니콜의 활약에 힘입어 KGC인삼공사를 3-2(22-25, 25-17, 25-23, 22-25, 15-10)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