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정복한 무서운 소녀들, 23일부터 ‘KB 스타챔피언십’서 자존심 대결
19세 동갑내기, 10년 넘게 친구이자 맞수
각각 에비앙-하나외환 우승, 2015년 美 진출
K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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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의 스윙은 엉덩이 움직임으로 전체 몸통 회전을 시작하며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물 흐르듯 매끈하게 연결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다운스윙 때 자연스럽게 오른쪽 팔꿈치가 옆구리를 스치면서 체중 이동과 임팩트가 된다. 마니아리포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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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규정은 어드레스 때 6 대 4 정도로 오른발에 체중을 더 많이 싣고 손목 코킹을 최대한 이용해 공을 때린다. 몸집이 큰 선수에게 효율적인 스윙이다. 특히 임팩트 때 양발 뒤꿈치가 들리는 것이 눈에 띈다. 체중을 확실히 발 앞꿈치로 이동시키며 파워샷을 구사하고 있다. 마니아리포트 제공
○ 앞서거니 뒤서거니 우정 어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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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부처 vs 속사포
두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은 서로 차이가 난다. 현재 KLPGA투어 그린 적중률 1위(78.89%)인 김효주는 신중하게 그린을 공략하는 타입. 평균 드라이버 거리(260.91야드·11위)에서 김효주(256.72야드·22위)에 앞서는 백규정은 핀을 향해 거침없이 돌격하는 여전사 스타일이다.
올해 고교 졸업 후 김효주는 고려대에 진학했으며, 백규정은 연세대에 입학했다. 그래서인지 김효주는 고려대의 상징 색깔인 빨간색 계통의 바지를 자주 입고 백규정은 연세대의 푸른색 옷을 선호한다.
김효주와 백규정은 승부 근성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김효주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아킬레스힘줄 부상으로 다리를 절면서도 끝내 정상에 섰다. 허리디스크 증세로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허리보호대를 차고 출전했던 백규정의 투혼도 화제가 됐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이들은 체계적인 관리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김효주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의 스윙 지도를 받고 있으며 피지컬 트레이너, 전담 캐디 등과 안정된 투어 생활의 기반을 마련했다. 박인비 유소연 등과 같은 소속사인 백규정 역시 심리, 의무, 체력, 스윙 등 전문가의 도움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내년 LPGA투어에 데뷔해서도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형중 이화여대 교수는 “김효주와 백규정은 LPGA투어에 직행한 예전 선배들보다 훨씬 뛰어난 경쟁력을 지녔다. 낯선 문화와 언어 문제, 체력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23일부터 경기 광주시 남촌CC에서 개막하는 올 시즌 국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자존심 대결에 들어간다.
▼ 허리 스윙 효주, 손목 스냅 규정 ▼
견실한 셋업이 인상적인 김효주는 손을 사용하지 않고 하체의 움직임으로 스윙을 시작하며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매끄럽게 연결한다. 김효주의 스윙 코치인 한연희 전 대표팀 감독은 “효주는 리듬 감각이 탁월하다. 몸과 자신의 힘에 맞는 스윙을 적절하게 구사한다”고 말했다.
백규정은 어드레스를 할 때 오른발과 왼발의 체중 분배가 5 대 5였던 김효주와 달리 6 대 4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얼리 코킹도 백규정 스윙의 특징으로 꼽힌다. 고덕호 프로는 “김효주는 어깨 회전, 다운스윙에서 허리를 많이 쓰며 딜레이 히팅으로 거리를 낸다. 백규정은 몸동작이 작고 효율적인데 손목 스냅을 이용한 전형적인 히터”라고 평가했다. 김효주의 경우는 어깨 부근에서 코킹이 이뤄져 의식적으로 스윙 아크를 크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백규정은 허벅지 부근에서 코킹이 시작된다.
고 프로는 “일반 아마추어 골퍼 가운데 몸집이 크고 유연성이 부족하다면 백규정의 스윙이 바람직하다. 호리호리하고 유연성을 지녔다면 김효주를 따라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황규인 kini@donga.com·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