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여야, 국감서 환풍구 사고 질타, “말할 기회 안줘… 기막혀 웃음” 이재명 성남시장 답변태도 논란
떨어져 앉은 성남시장-이데일리TV 사장 22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경기도 국감에 출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왼쪽)이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관련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는 김형철 이데일리 TV 사장과 이재율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장, 강성복 경기지방경찰청 제1차장(오른쪽부터)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수원=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은 “판교 사고 이후 부끄러워 대한민국에 못 살겠다는 댓글이 많다. 세월호 참사 6개월이 지났는데 소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했다”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분당구 등에 보낸 광장 사용신고서를 보면 참석인원은 2000명인데 행사장 면적은 260m²(약 78평)에 불과해 한 평(3.3m²)에 25명 이상이 몰려야 하는 행사인데, 왜 합리적 의심조차 하지 않았느냐”며 “사고를 부른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사고 당시 지하로 바로 내려갔더라면 3, 4분이면 구조가 시작됐는데 소방관들이 환풍구 위에서 접근하느라고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며 “생존자 한 사람은 95분이 지난 뒤에야 뒤늦게 이송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각종 안전 매뉴얼을 제시하며 적극적 대처를 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하는 질의도 이어졌다.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은 “당초 공연장 이외 장소의 지역축제는 포괄적으로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의 적용을 받게 돼 있었는데, 올해 3월 개정되면서 3000명 이상 되는 축제로 완화돼 이런 참사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남춘 의원도 “경찰청이 마련한 다중운집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 연예인 동원 행사 역시 체크하도록 돼 있는데, 당시 유명 걸그룹 등이 왔는데 확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성복 경기경찰청 1차장(치안감)은 “현장 행정지도를 했는데 경찰의 실수였고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은 “이재명 성남시장은 축사를 하려고 행사 현장에 있었고, 성남시는 이데일리 측에 배너광고 집행도 의뢰했는데 주최자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이 질의할 때 이 시장이 웃음을 짓자 같은 당 조원진 의원은 “국민들이 보는 국감장에서 성남시장이 실실 웃으면 되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 시장은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아) 기가 막혀 웃었다”고 맞받아쳤다. 이 시장은 뒤늦게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신중하지 못한 태도로 답변해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해 사태는 일단락됐다.
한편 경찰은 22일 사고가 난 환풍구를 시공한 인천 소재 하청업체와 환풍구 자재납품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또 이날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현장소장 A 씨 등 5명을 추가로 출국금지해 이번 사고와 관련한 출국금지 대상자는 총 11명으로 늘었다.
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 성남=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