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어-산호 울긋불긋 세계적 비경속… 이불-페트병-그물 널려 생태계 신음
제주 서귀포시 정방폭포 앞 바다 수중에 쌓인 쓰레기들은 다이버들이 건져 올리고 있다. 국민생활체육 제주도스킨스쿠버연합회 제공
수온은 21도로 괜찮았지만 가시거리는 5m가량으로 다소 흐렸다. 입수하자마자 주걱치 무리가 반겼다. 앙증맞은 파랑돔, 범돔이 자유롭게 유영했고 파란색 줄이 선명한 청줄돔은 자태가 돋보였다. 수중 절벽에는 분홍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등 울긋불긋한 연산호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아열대 어종, 연산호 등이 어우러져 마치 열대 바다에 들어온 것처럼 색깔이 화려했다. 쓰레기는 많지 않고 바닥 바위 사이로 합판 조각 정도만 보였다.
전문 다이버들은 어선에서 버린 것으로 보이는 닻, 낚시, 그물 등을 건져 올렸다. 양이 적은 것은 전문 다이버들이 국내 대표적인 다이빙 포인트인 문섬 일대 수중을 보호하기 위해 평소에도 쓰레기를 수거한 덕분이다. 수중 비경에 매료돼 18년 동안 서귀포에 머물고 있는 독일인 랄프 도이츠 씨(53)는 “취지가 좋아서 행사 참여를 자원했다. 쓰레기가 많이 없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비경을 갖췄는데도 다이빙 관광 관련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강영삼 회장은 “쓰레기가 수중에 쌓여 생태계를 해치고 있다. 잠수 시간 제한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수거할 수는 없지만 자주 정화활동에 나서 생태계를 회복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