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LG 대포 두방, 창원을 침묵시키다

입력 | 2014-10-23 03:00:00

준PO 2차전 4-2 승리
정성훈 1회초 선두타자 홈런 ‘쾅’… 4회에는 스나이더가 투런포 가세
9회 NC 수비 실수로 쐐기득점 행운… 적지서 먼저 2승… PO 진출 1승남아




“정성훈 아니면 누가 그 공을 치겠습니까.”

19일 열린 NC와 LG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1회초 LG 선두 타자 정성훈이 NC 선발 이재학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린 것에 대해 한 원정기록원이 한 말이다.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만난 이재학은 “초구에 카운트를 잡으려 직구를 던졌다. 그런데 그게 장타로 연결되면서 나도 모르게 너무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날 이재학은 채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손쉽게 선취점을 얻은 LG는 13-4로 크게 이겼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처음이었던 NC 선수들은 선취 실점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3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정성훈이 정말 대단했던 건 초구를 쳤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선발 투수들은 1회 첫 타자에게는 직구를 던진다. 대다수 톱타자 역시 직구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막상 직구에 배트를 휘두르는 선수는 많지 않다. 혹시 범타가 되기라도 하면 상대 투수의 기를 살려주기 때문이다. 더구나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라면 초구에 방망이를 휘두르기가 더욱 힘들다.

22일 열린 2차전에서 1회초 LG의 선두 타자로 나선 정성훈은 이번에는 상대 선발 에릭의 초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걸 그냥 지켜봤다.

하지만 더 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볼카운트가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4구째 높은 직구(시속 146km)를 때려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겨버린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사상 2번째, 포스트시즌 사상 4번째 나온 1회초 선두 타자 홈런이었다.

천금같은 선취점은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LG 선발 우규민이 가장 큰 수혜자였다. 4위 싸움이 걸린 17일 롯데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4실점으로 부진했던 우규민은 이날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0으로 앞선 4회에는 LG 스나이더가 에릭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쳐냈다.

행운도 LG의 편이었다. 3-2로 쫓기던 9회초 1사 1루에서 이병규(등번호 7번)는 2루수 머리 위로 높게 뜬 플라이 타구를 쳤다. 이때 1루 대주자로 나간 문선재는 아웃카운트를 투아웃으로 착각한 채 2루로 전력질주를 했다. NC 2루수 박민우가 이 공을 잡았다면 무난히 병살 플레이가 됐겠지만 박민우는 우물쭈물하다 이 공을 놓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문선재의 실책성 플레이가 결정적인 쐐기 득점으로 연결됐다. 의욕이 앞섰던 NC는 이날도 2개의 실책을 범했다.

4-2로 승리한 LG는 적지에서 먼저 2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양 팀의 3차전은 24일 오후 6시 반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우리팀에 운이 붙어… 3차전도 기대

▽양상문 LG 감독=시리즈는 첫 경기보다 두 번째 경기가 중요한데 중요한 경기를 가져왔다. 이틀 동안 비가 와서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 투수진이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우규민은 볼이 좋았는데 박민우(NC) 타석 때 땅볼을 맞아 분위기가 넘어갈 것 같아 일찍 마운드에서 내렸다. 덕분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우리 팀에 운이 계속 붙고 있다. 3차전도 그럴 것 같다.

선수들 몸 굳어 추격점수 일찍 못내
▽김경문 NC 감독=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아직 선수들이 굳어있는 것 같다. 큰 경기는 섬세한 플레이에서 결정되는데 기본기에서 조금 매끄럽지 못했다. 그래서 따라갈 점수를 일찍 못 낸 점이 아쉽다. 커리어는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실수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하는 거다. 선수들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3패로 끝나면 섭섭하니까 3차전에서는 최선을 다해 꼭 1승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창원=이헌재 uni@donga.com·주애진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