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 기자의 DRIVEN]르노삼성 ‘SM7 노바’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각종 스위치의 작동방식도 일반 차와는 다르다. 여러 가지 경고음의 음색이나 승차감, 핸들링도 독특한 색깔을 추구하고 있어서 기존 르노삼성차 모델을 타보지 않은 운전자라면 낯설다는 인상을 받기 마련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대중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 르노삼성차 측에선 ‘차별 개성 독특함’을 SM7 노바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채널A의 자동차전문 프로그램인 카톡쇼에서는 르노삼성차가 주장하는 SM7 노바의 ‘개성’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했다.
기존 SM7의 가장 약점을 전면부 디자인으로 꼽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밋밋하고 뭉툭한 느낌을 주던 앞모습에 큰 변화가 왔다. SM7 노바는 전조등 눈매가 날카로워졌고 답답해보이던 그릴도 블랙하이그로시 재질의 바탕에 새로운 디자인의 가로 크롬라인이 들어가 강한 인상으로 변했다. 범퍼 양쪽 하단에 크롬몰딩으로 감싼 주간주행등이 적용돼 화려한 느낌도 강조됐다. 펑퍼짐하던 보닛에도 파워돔 같은 두 줄의 라인을 들어가 전체적인 전면부 볼륨감이 커졌다.
SM7 노바의 테스트를 위해 카톡쇼 촬영현장을 찾은 자동차 블로거들은 디자인 측면에서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국내 판매되는 동급 모델 중 2.5리터에 V형 6기통 엔진이 들어간 것은 SM7 노바가 유일하다. 10년 전만 해도 2.0리터 엔진도 6기통으로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연비 이슈가 커지면서 지금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경쟁모델보다 연비는 L당 1km정도 떨어진다. SM7 노바는 서울 시내에서 L당 7.5km, 고속도로에서는 13km의 연비를 보였다.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엔진의 느낌을 중요시하는 운전자라면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포인트다. 연비를 의식한 탓인지 세계에서 최초로 차체 일부에 가벼운 마그네슘을 적용하는 등 감량을 시도해 기존 모델보다 35kg을 줄였다.
가속력은 평범한 수준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은 9.5초로 측정됐다.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하면 41.1m 만에 정지한다. 제동성능 역시 평범한 편이다.
SM7노바의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추구한다. 하지만 기존 모델보다 약간 강하게 서스펜션을 세팅하면서 거친 노면에서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이 늘었다. 대신 좌우나 앞뒤로 출렁이는 롤링과 피칭은 제법 감소했다. 운전대를 꺾고 커브길을 들어가면 부드러운 승차감에 비해 생각보다 좌우로 쏠리지 않고 버텨내 탑승자의 몸이 별로 쏠리지 않았다. 승차감 테스트에 참여한 자동차 블로거들은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경쟁 모델 보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약간 더 느껴지지만 일반 노면에서 승차감이 더 좋고 멀미도 적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고속주행에서는 안정감이 높다고 했다.
SM5에서부터 들어간 ‘퍼퓸 디퓨저’ 역시 그대로 센터페시아 가장 중간에 배치돼 있다. 르노삼성차에서 판매하는 6가지의 향수 카트리지 중 2개를 넣어 기분에 따라 향기를 바꿀 수 있다.
최상위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나파 가죽 시트의 촉감과 컬러가 뛰어나며 운전석과 조수석에 통풍 기능이 추가됐다. 운전석에는 전동조절 마사지 기능도 들어갔다. 특히 헤드레스트는 칭찬받을 만하다. 항공기의 1등성 타입의 헤드레스트는 좌우에 머리 지지대가 있어 한층 편안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일부 경쟁모델에는 없는 액티브 헤드라이트가 적용돼운전대를 돌리는 방향에 따라 조각이 변한다. 스마트카드를 가지고 차에서 내려 1∼2m만 멀어지면 자동으로 도어가 잠기고 사이드 미러가 접히는 오토클로징 기능도 편리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는 않다. 스티어링휠 뒤에 패들 시프트 레버가 설치돼 있는데 운전하면서 조작하기가 불편한 위치에 붙어 있어서 기능성이 떨어진다. 정차 중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오토홀드도 없다. 도어가 여닫히는 느낌이 너무 가볍고, 앞쪽 도어 안쪽에 배선이 노출돼 준대형차로서의 격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카톡쇼 평가단은 SM7 노바에 몇 가지 아쉬운 모습이 있기는 하지만 조용하고 부드러운 운전감성과 운전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개성 있는 운전자라면 선택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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