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포환 日 가토, 14년 만에 경신

23일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 육상 여자 투포환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일본의 가토 유키코.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토는 왼 팔꿈치 아래 없이 태어났다. 생후 6개월부터 의수를 사용했기에 자라면서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았다. 중학교 입학 후 곤란한 상황을 맞았다. 동아리 활동으로 배구를 하고 싶었지만 의수로는 어려운 스포츠였다. 실망했지만 가토의 어깨 힘을 눈여겨본 선생님이 권유해 시작한 운동이 한 손만 사용하는 투포환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주니어 대표로 뽑히는 등 순탄했던 선수로서의 인생은 대지진으로 고비를 맞았다. 살던 집이 지진해일(쓰나미)에 떠내려간 뒤 피난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해 힘의 원천인 체중이 급속히 줄었다. 피난소 인근에서 어렵게 훈련을 했지만 고교 마지막 해 중요한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포환은 던지지 않는 손도 중요하다. 균형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왼팔 근력이 약했던 가토는 훈련용으로 특수 제작된 의수를 사용해 왼팔과 왼 가슴 근력을 키웠다. 하루 4∼5끼를 먹으며 체중도 10kg이나 불렸다. 기록이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7월 미야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육상선수권대회. 비장애인들과 함께 출전한 가토는 투포환에서 11.78m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했다. 장애인 세계기록(11.93m)과는 15cm 차이였다. 23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 가토는 여자 투포환(F20/41/46·지체장애) 결선에서 12.21m를 던져 14년 만에 세계기록을 바꿨다. 대지진으로 운동을 포기하려 했던 그가 목표 하나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