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혁신 '골든타임'] 국민들의 부정부패 체감도 분석해보니
‘슈퍼마켓에서 1만 원어치 물건을 훔친 행위’와 ‘구청 공무원이 복지보조금 수십억 원을 횡령한 범죄’ 가운데 어떤 범죄가 더 나쁠까. 적어도 국민들은 공무원이 공금을 횡령하거나 예산을 유용하는 범죄를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해당 범죄에 대한 무관용적인 처벌이 필요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부패범죄의 관용지수에 관련한 한 연구 보고서에서 슈퍼마켓에서 1만 원어치 상품을 훔친 행위’를 1로 봤을 때 사람들이 체감하는 공무원 범죄의 심각도를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일반 범죄와 비교해 공무원 부패범죄는 평균적으로 다섯 배 이상 심각한 범죄로 인식됐다.
특히 응답자들은 구청 사회복지과 8급 공무원이 신청서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복지보조금 예산 26억4400만 원을 횡령한 범죄를 가장 심각한 범죄(9.13)라고 봤다. 일선 공무원들이 세금이나 수당을 빼먹는 범죄가 고위 공직자의 불법 행위 이상의 범죄라고 판단한 것이며, 공무원의 직급보다는 횡령 횟수나 액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공무원 범죄에 가장 관용적인 집단은 일반인들보다 공무원 자신들이었다. 특히 공무원의 직무유기를 바라보는 시각 차는 컸다. 학생들은 국공립 보육시설장이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의 유통기한을 꼼꼼히 점검하지 않은 행동은 여섯 배 더 나쁘다고 봤다. 교사가 정규 수업시간에 불필요한 자습을 많이 시키는 일, 공무원이 업무시간에 은행 일을 보려고 자리를 비운 행동도 학생들은 공무원들보다 두 배 가까이 더 심각하게 인식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