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과정 문답풀이

25일 보수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 김포에서 살포한 대북전단에는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라는 제목과 함께 악명 높았던 공산권 독재자인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전 루마니아 대통령이 총살당한 사진 등과 함께 북한 주민에게 전하는 말이 새겨져 있다(왼쪽 사진). 올해 6월 임진각에서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탈북난민인권연합이 대북전단이 아닌 초코파이, 새우깡 등의 음식류를 북에 날려 보냈다. 파주=황성호 hsh0330@donga.com / 백연상 기자
Q: 사전 준비는 어떻게 하나.
A: 먼저 전단을 날리기 위해서는 크게 전단, 풍선, 수소가스 세 가지가 필수다. 전단·풍선·수소가스 준비팀으로 나뉘어 각각 2, 3명이 한 팀을 이룬다. 준비 기간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전단의 종류다. 전단은 ‘비닐 전단’과 ‘종이 전단’ 두 가지로 나뉜다. 비닐 전단은 종이 전단보다 가벼워 한 번에 더 많은 양을 북에 보낼 수 있다. 또 물에 젖거나 번지지 않아 북에 뿌려졌을 때 효과가 더 좋다. 하지만 종이 전단 제작일(약 3일)에 비해 제작 기간(10∼14일)이 길고 비용이 3, 4배 더 많이 든다. 비닐 전단을 제작하려면 문구를 새길 동판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판이 완성되면 두 장의 비닐 뒷면에다 내용을 새긴다. 그 뒤 얇은 코팅지를 두 장 가운데 넣고 붙이면 전단 하나가 만들어진다. 코팅지를 넣지 않으면 재질이 비닐이라 글자와 그림이 서로 겹쳐 보이기 때문. 종이 전단을 제작할 때에는 총 준비 기간이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걸린다.
A: 비용도 전단 재질과 날리는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 최 교수는 “B4용지 크기의 최고급 비닐 전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동판 제작비용만 300만 원, 전단 3만 장을 만드는 데 200만 원 정도가 든다”고 밝혔다. 전단 뭉치를 북으로 보낼 풍선은 시장에 있는 비닐 도매상에서 길이 12m짜리 대형 비닐을 1만∼2만 원에 구입한다. 풍선 하나를 띄우기 위해서는 40L짜리 수소가스 두 통이 필요하다. 수소가스 한 통은 2만∼2만5000원에 구입한다. 전단 살포 시점을 조절하는 타이머는 대량 구매 시 개당 5000∼6000원에 살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준비물뿐 아니라 전단 살포 지점까지 회원들을 데려가는 교통비와 식사비까지 합치면 상당한 부대비용이 발생한다. 한 번에 30∼40개의 풍선을 날리는 데 드는 총 비용은 600만∼700만 원에 이른다. 전단 날리기 행사에 쓰이는 비용은 단체 회원들과 일부 뜻있는 독지가들의 기부가 대부분이어서 자금이 부족하면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기도 한다.
Q: 장소 선정 및 살포 방법은….
A: 전단 살포가 비공개로 진행되면 살포 당일 새벽 단체의 리더가 팀원들에게 장소를 알려준다. 기상 상태에 따라 풍선을 띄울 장소가 달라지기도 하고 미리 공지하면 장소에 대한 정보가 새 나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장소가 결정되면 팀원들은 준비물을 트럭 등 차량에 싣고 이동한다. 북으로 날려 보낸 전단의 살포 시점은 타이머가 결정한다. 타이머는 크게 선풍기 타이머와 화학용액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선풍기 타이머는 대북 전단을 넣은 비닐 뭉치에 연결된 줄을 타이머의 고리에 건 뒤 미리 맞춰 놓은 시간이 되면 고리 방향이 바뀌면서 줄이 빠져나가 전단이 살포되는 방식이다. 화학용액 방식은 비닐 재질의 ‘U자’형 관에 쇠를 부식시키는 질산 등을 채운 뒤 관 안에 얇은 쇠줄을 넣는다. 그 뒤 쇠줄 양 끝에 전단 뭉치를 단 줄을 연결한다. 예를 들어 농도 60%인 질산을 굵기 2.25mm 쇠줄에 발라놓으면 약 40분 만에 쇠줄이 용해돼 끊어지는데 이런 방식을 타이머처럼 이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북 전단은 높이 약 8km 상공에서 살포된다.
Q: 대북 전단만 뿌리나.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