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례 출장 가 도주계획 세우기도
중국 당국이 돈을 들고 해외로 도피한 부패 관료와 경제사범을 잡아들이는 ‘여우 사냥’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첩보영화에서나 나옴 직한 도피 행각들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궁상(工商)은행 충칭(重慶) 지행에서 회계업무를 하던 천신(陳新)은 2001년 1월 회삿돈 4000만 위안(약 70억 원)을 들고 동남아로 도망갔다. 그가 68일간의 도피 생활 중 국경을 넘나들며 바꾼 신분증은 무려 29개. 물론 모두 가짜 신분증이었다. 한 누리꾼은 “일반 국민은 신분증 하나 만들려면 파출소를 십여 차례 다녀와야 하는데 재주가 놀랍다”고 말했다.
중국은행 헤이룽장(黑龍江) 성 분행의 주임으로 있던 가오산(高山)은 2005년 고속철도 건설 자금을 횡령해 캐나다로 달아났다. 그는 도피 전에 18차례나 캐나다에 출장을 다녀오며 도주 경로를 주도면밀하게 계획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