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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反부패지수는

입력 | 2014-10-27 03:00:00

[국가대혁신 '골든타임' 2부]<1>부패없는 대한민국
Q: 자전거를 찾아준 경찰관이 주인에게 음료수값을 답례로 받는건 괜찮을까




한 경찰관이 길거리에 버려진 자전거를 주인에게 찾아 줬다. 주인이 답례 차원에서 음료수 값으로 2500원 안팎의 돈을 건넸다. 이 돈은 받아도 될까. 5년 전인 2009년 핀란드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화다. 경찰관은 2유로(약 2676원)의 250배인 500유로(약 67만 원)를 벌금으로 냈고 ‘부패 경찰관’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동아일보가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시민 8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놀랍게도 응답자의 95.8%가 “음료수 정도는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선진국처럼 받아서는 안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25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한국 공무원행동강령도 공무원이 직무 관련자에게 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인식 수준은 이에 못 미치는 셈이다.

좀 더 심각한 부패에서는 어떨까. 2012년 독일의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은 주 총리 시절 주택 매입을 위해 지인에게서 시중금리보다 낮게 돈을 빌렸고, 친구가 호텔 업그레이드 비용 400유로를 몰래 치러준 사실이 문제가 됐다. 한국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인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공직자는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0.5%가 “비도덕적이지만 사퇴까지는 심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불프 대통령은 “국민 신뢰가 훼손돼 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표적인 사례 두 가지만 놓고 봐도 온정적인 한국과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혹독한 기준을 세운 반부패 선진국의 차이점이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부패 기준을 높이고, 부패를 줄여나가도록 시스템을 손질해 사회적 신뢰와 공감대를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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