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은 1세트 끝나자 누가 경기 이길지 척척… SAP, 빅데이터 활용한 앱 발표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직원(왼쪽)이 초고속 빅데이터 처리 기술로 스포츠 경기 진행 과정과 결과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SAP 제공
이날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관람 보조기구로 사용했다. 경기 며칠 전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경기분석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앱의 기능은 놀라웠다. ‘버추얼 리플레이’라는 분석 기능은 방금 윌리엄스가 날린 시속 205km의 강서브도, 경기장 구석을 찌르는 부샤드의 역습도 즉시 스마트폰 화면에서 그래프로 보여줬다.
여자테니스협회(WTA)는 선수 훈련 때 이 기술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관객용 앱처럼 서브의 방향과 속도 리턴포인트 등을 확인할 수 있고, 라켓 아래에 측정 장치를 붙이면 라켓을 휘두르는 속도도 파악된다. 월드컵 당시 빅데이터 훈련기술을 동원해 우승을 거머쥔 독일 축구팀의 훈련 프로그램도 이 같은 SAP 기술이다.
흥미롭게도 SAP의 초고속 데이터 분석 기술은 한국 기술진이 개발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차상균 교수가 2000년 제자들과 함께 설립한 벤처기업 ‘TIM(Transact in Memory)’이 개발한 ‘하나(HANA)’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SAP는 2005년 TIM을 인수하면서 이 기술을 확보했다.
제니 루이스 SAP 기술 총괄 리더는 “하나 플랫폼을 토대로 두 팀이나 개인이 일대일로 승부를 겨루는 모든 경기에 쓰는 ‘매치 인사이트’라는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SAP는 빅데이터를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스포츠뿐만 아니라 금융, 소매관리, 의료, 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