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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잰걸음을 내딛는다. SK가 이례적으로 29일 서울 을지로 SK T타워에서 에이스 김광현(26)의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을 여는 등 지원군으로 나선다. SK는 포스팅 공시가 시작되는 11월 초부터 바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스포츠동아DB
■ SK, 왜 메이저리그 진출 못 박았나
투수 FA영입 절실한 SK구단과 이해 맞아
포스팅금액 못 받는 일본행은 배제 시켜
이례적 이별 기자회견…최 구단주의 배려
SK가 29일 서울 을지로 SK T타워에서 에이스 김광현(26)의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을 갖는다. SK 임원일 대표이사를 비롯해 민경삼 단장 등 구단 핵심인사가 총출동한다. SK가 포스팅시스템에 의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행을 승인하겠다는 합의가 깔린 무대다.
● 왜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회견인가?
SK는 27일 ‘해외진출’이 아닌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김광현의 행선지를 미국으로 못 박은 것이다. 류현진의 활약에 자극 받은 김광현이 메이저리그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일본행을 아예 배제시킨 행간이 숨어있다. 이에 관해 SK의 한 관계자는 “김광현은 SK가 ‘양해’를 해줘야 해외에 갈 수 있는 신분이다. 그런데 SK 입장에서 김광현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면 포스팅 금액을 받지 못한다. 김광현과 이런 부분을 사전 조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일본도 임대형식으로 이적을 한다면 일정 금액의 이적료를 챙길 수 있겠지만 포스팅으로 갈 때의 금액에 비해 구단 몫이 줄어들 수 있다. 김광현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SK는 포스팅 금액으로 투수 프리에이전트(FA)를 끌어올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 간다면 해외진출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 SK의 원칙으로 알려졌다.
● ‘약속’ 지킨 SK 최창원 구단주의 배려
김광현이 SK를 떠나는 상황인데도 ‘이별의 기자회견’을 열어주는 자체도 이례적이다. 이만수 전 감독의 이임식에 이어 SK가 또 하나의 잔잔한 파격을 연출한 것이다. SK 최창원 구단주의 의중에 따른 이벤트로 알려졌다. 최 구단주는 2014년 1월 취임식에서 “SK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었다. 이 말 한마디 덕분에 김광현의 해외진출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최 구단주는 SK 출신 메이저리거 1호가 유력한 김광현을 위한 고별인사의 자리를 마련해줘 미래를 향한 축복을 해주는 셈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