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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통일대박’ 사업 앞길에 예산장벽

입력 | 2014-10-28 03:00:00

[국감 끝 예산전쟁 시작]국회예결특위 보고서, 외교통일국방 핵심정책 부정적 평가




《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정책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내림에 따라 향후 여야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회사무처 소속 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이 주도적으로 작성한 예결특위의 검토보고서는 현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주요 정책과 관련한 사업내용을 심층 분석해 사업 보완 및 예산 감액 등의 검토 의견을 내놓았다. 북한의 비협조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발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에 예산 삭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을 경우 사업추진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북한 비협조로 표류하고 있는 DMZ 평화공원

예결특위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사업과 관련해 “효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결특위는 나진-하산 물류사업 등 남-북-러 삼각 협력 확대사업과 관련해선 “3억5000만 원의 예산안이 주로 연구용역비와 세미나 개최 경비로 편성돼 있다. 사업추진 결과가 실질적인 남-북-러 3국 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계획을 철저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올해보다 92억 원이 증액돼 394억 원이 편성된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은 “사업 추이를 감안한 예산안 편성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이 사업은 남북과 유엔 등 국제기구가 참여해 DMZ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 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 사업이다.

예결특위는 “총 사업비 2501억 원을 들여 2016년에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남북 간 협의가 진척되지 못해 집행 실적이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예산액 302억 원 가운데 집행금액은 ‘공원 조성 기본구상안’ 마련을 위한 2000만 원뿐이었다.

이어 예결특위는 “공원 입지 선정에 따라 총 사업비 규모가 결정되고, 남북 간 합의 후 입지 선정 및 설계 등에 일정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해 예산안 규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 구체적 회의 운영계획도 수립 못한 통준위


올 7월 구성돼 박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는 ‘통일준비위원회 운영’ 사업도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정부는 45억6500만 원을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했다. 예결특위는 “특별분과위와 국제특보단의 구성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회의 운영비 등을 편성했다”며 “정부는 구체적 회의 운영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우리 군의 방위력 향상을 위한 핵심 사업도 대거 지적을 받았다. 대표적 사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설 ‘킬 체인’ 사업이다. 정부는 15개 세부사업을 대상으로 올해보다 13.9% 증가한 1조1808억5300만 원을 편성했다. 예결특위는 “일부에서는 한국의 정보자산과 타격자산의 수준을 감안할 때 30분 이내에 표적 탐지 후 타격하겠다는 국방부의 계획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2012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발표했던 킬 체인 및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2015년 구축 목표는 예산상의 제약으로 현재 2020년대 중반으로 연기된 상태”라며 “30분 내 타격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2015년이 되면 킬 체인과 KAMD에 포함된 모든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 무기체계 검증 미흡한 KAMD

30km 이하의 낮은 고도에서 지상에 도착하기 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하층방어체계인 KAMD도 도마에 올랐다.

검토보고서는 “미사일방어 체계는 탐지 정보 능력이 선행돼야 요격체계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면서 “요격체계는 탐지 정보 체계와 통합적으로 운영돼야 하며, 방위사업청은 두 무기체계 간의 상호 작용을 고려한 무기체계 획득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결특위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소형무장헬기에 탑재·운용할 공대지유도탄을 확보하기 위한 ‘소형무장헬기 공대지유도탄 사업’에 대해선 “연계사업인 소형무장헬기사업의 사업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4년 연장된 것을 감안해 출연금으로 편성된 10억5900만 원 중 최소 착수금만 반영하는 일부 감액 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존 소총의 5.56mm 탄환과 20mm 공중폭발탄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무기인 K-11복합소총 사업도 “일부 감액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예결특위는 “양산 과정에서 계속 무기체계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전력화가 지연되는 것은 방위사업청의 무기체계에 대한 검증 체계가 미흡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올 8월까지 예산집행을 보면 310억1300만 원 중 집행률은 4.9%에 그쳤으며 올해 4개월간의 양산 중단 기간을 감안하며 상당 규모의 예산이 이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감액 이유를 밝혔다.

고성호 sungho@donga.com·정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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