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마무리]미방위 국감 700MHz 할당 논란 근거없이 “방송 주라는게 대통령 뜻”… 국립전파硏 “외국선 대부분 통신용”
700MHz(메가헤르츠) 주파수를 둘러싼 일부 국회의원의 지상파 편들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발언을 내세워 ‘박심(朴心)’까지 운운하는가 하면 비논리적 대안을 마치 업계 의견인 것처럼 호도해 피감기관을 압박하는 행태도 나왔다.
2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 심학봉 새누리당 의원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에게 “대통령이 9월 1일 MBC 상암동 개국 행사에 가서 방송콘텐츠 산업에 대한 분명한 말씀을 했고 방송콘텐츠 산업이 창조경제의 선두라는 메시지도 던졌다”며 “미래부는 대통령의 확실한 메시지를 잘못 이해했거나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700MHz 대역 주파수를 할당하라고 했다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주파수와 관련한 언급을 한 적이 없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콘텐츠 투자는 별도 주파수 확보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6∼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93∼94%의 시청자들은 케이블 또는 인터넷, 위성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만든 UH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업계 의견을 왜곡하는 주장도 나왔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광개토플랜 1.0을 만들 때 SK텔레콤은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80MHz 폭을, LG유플러스는 30MHz 폭 이상을 요구했다”며 “40MHz 폭은 의미 없다는 얘기고 통신사들이 꼭 필요로 하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꼭 필요해 많이 줄수록 좋다’는 통신사 의견을 ‘통신사들엔 큰 의미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최 의원은 또 “통신사들이 5G(5세대) 서비스를 2020년에 상용화할 계획인 만큼 고주파 대역이 더 필요하다”며 “2.6GHz(기가헤르츠) 대역을 통신에 주고 700MHz 대역은 방송에 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남 충북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2.6GHz 대역은 이미 내년에 통신용으로 할당하기로 정해져 있어 새로운 대안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