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장 등 4명 중형 구형… 나머지 선원은 사안별로 15년 이상 검찰 “4월16일은 안전국치일”… 유족들 “선장만 사형? 법 어디갔나”
2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형이 구형된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재판에 앞서 광주지검 구치감에 들어서고 있다. 광주=사진공동취재단
박재억 광주지검 강력부장은 재판부에 이준석 선장(69) 등 선원 15명의 처벌을 요청하며 세월호 침몰 사건은 단순한 여객선 침몰사고가 아니라고 했다. 박 검사는 세월호 사건 배경에는 승객을 버린 선원들, 위험한 선박을 운항한 비리기업, 부실한 감독을 한 안전 점검자들, 구조를 제대로 못한 해경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나만 살고보자’는 식의 행동을 한 세월호 선원들이 승객 구조만 했더라면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엄벌을 요청하자 선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 선장이 정점, 선원 직급별 구형
검찰은 선원 15명이 승객들을 구조하려는 마음만 있었다면 퇴선을 유도하거나 명령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박 검사는 “선원들은 세월호 침몰 상황을 알면서 해경 123정으로 탈출한 뒤 선실에 승객이 대기하고 있다는 이야기조차 하지 않는 등 승객 구조를 끝까지 외면했다”며 중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 선원들 최후 진술 엇갈려 “악어의 눈물”
선원 오모 씨(58)는 최후 진술에서 “해경 조사에서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퇴선을 명령했다’고 진술했으나 받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 씨는 또 “이 선장에게 배가 넘어간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다. 책임은 전적으로 이 선장에게 있다”고 했다.
이 선장은 “사고 당시 정신이 없었다. 내가 한심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이 선장은 또 죽는 날까지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한 뒤 “사고 당시 몸,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재판장님이 헤아려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 순간 방청석에 앉아 있던 한 유가족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선원들도 눈물을 훔치면서 반성한다고 했다.
다음 달 11일 오후 1시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선고에서 최대 관심사는 이 선장을 비롯한 간부급 선원 4명에 대한 살인 혐의 적용 여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정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