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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판교 환풍구 참사’ 중간감식 결과 부실시공 드러나

입력 | 2014-10-28 03:00:00

테두리 볼트 40개 중 11개 제대로 고정 안 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사고 당시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놓여 덮개를 지지하는 환풍구 테두리와 덮개의 하중을 받는 십자형 앵글(받침대)이 모두 부실 시공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중간 감식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직사각형인 환풍구를 세로로 지탱하는 2개의 받침대 중 좌측 받침대가 꺾이고, 그 위에 있던 가로 받침대의 용접부가 절단되면서 추락사고가 발생했다”며 “전체적인 감정결과 용접 불량, 앵커볼트 미고정 등 부실하게 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고 환풍구는 콘크리트 구조물 상부 바닥에 L자형 테두리를 직사각형으로 올려놓고 이를 볼트 너트 40개로 고정한 뒤 그 위에 덮개 13개를 얹는 방식으로 시공됐다. 그러나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할 바닥과 테두리에 틈이 생기면서 테두리 볼트 40개 중 11개의 볼트가 너트(콘크리트 안에 고정)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고, 이 중 2개는 너트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정되지 않은 곳은 대충 용접했거나 다른 L자형 쇠로 이어 붙였지만 이마저도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테두리가 콘크리트 구조물 바로 위가 아닌 환풍구 구멍 안쪽으로도 들어와 하중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덮개의 받침대는 세로(3.7m) 2개 위에 가로(6.1m) 1개가 지나는 십자 형태로 연결돼 6곳의 콘크리트 벽면에 볼트로 고정시키는 방식이었다. 이 역시 어느 곳은 3개, 어느 곳은 2개로 들쑥날쑥 시공됐으며, 부실 고정됐거나 녹이 슬어 있었다. 땜질용 용접도 불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가 사고 현장에서 진행한 받침대 하중실험 결과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추가로 한 뒤 30일까지 경찰에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출국 금지된 중요 참고인 11명 중에서 안전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이데일리TV와 대행사,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의 공연 관계자 5, 6명을 27일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기로 했다. 또 경찰은 보강 수사를 벌여 부실 시공이 확인된 시공사와 하청업체, 감리업체 관계자도 입건할 방침이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