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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먹그림 vs 거침없는 수묵

입력 | 2014-10-28 03:00:00

판이한 스타일 이길원-김호득展




이길원의 수묵담채화 ‘A-1’(2014년). 이 패턴을 보다 흩뜨린 형상의 ‘A-2’와 나란히 전시한다. 공아트스페이스 제공

판이한 스타일을 가진 두 수묵 작가의 전시가 차례로 열린다. 29일∼11월 4일 서울 종로구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을 여는 이길원 씨(65)는 먹의 번짐과 붓질의 흔적을 중첩시켜 패턴을 짜낸다. 유사한 이미지를 기계적으로 반복 나열해 모눈종이, 원고지, 오선지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이미지를 구성하는 것.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수묵’이라 하지 않고 ‘먹그림’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하며 ‘반은 인간이 그리고 반은 자연이 완성한다’는 수묵화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02-730-1144

김호득의 ‘사라지다’. 미묘한 음영 처리로 움직이는 듯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김종영미술관 제공

12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김종영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김호득 영남대 교수(64)는 ‘그냥, 문득’을 주제로 내세웠다. 한지 대신 광목에 붓을 북북 망설임 없이 그어 좌우가 뒤바뀐 글씨 등 위트와 생동감 넘치는 작품을 그려냈다. 2층에는 커다란 먹물 수조 위에 한지로 만든 직육면체를 세워 놓은 설치 작품을 전시했다. 깊이를 알 길 없는 먹물의 양은 작가가 쏟아온 각고의 시간을 의미한다. 그 표면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얹힌 한지는 앞으로 남은 작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02-3217-6484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