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 정확성 높이고 수명연장까지 기대
김용찬 연세사랑병원 원장이 환자에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도구를 설명하고 있다.
연골은 무릎을 보호하며 완충작용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손상을 받고, 닳게 된다. 문제는 연골이 한 번 손상되면 자체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만약 치료시기를 놓치고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가 부딪히는 퇴행성관절염 말기까지 진행된다면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극심한 통증 없애는 인공관절
강동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김용찬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말기에는 통증이 극심해 걷기가 힘들고 다리가 휘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꾸준한 재활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고 무릎 기능을 회복시킨다면 원활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에도 3D 프린터 이용
최근에는 3D프린터를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성을 높이고 수명연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수술법이 도입돼 주목을 받고 있다. 3D 프린터로 환자 개개인의 무릎에 맞는 수술도구를 제작해 수술을 하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그것이다. 미국에서는 2009년부터 시행됐고, 국내는 2010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을 얻은 다음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4만 건가량 시행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일단 수술 1, 2주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무릎 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측정한다. 이후 환자의 무릎을 3D 입체영상으로 만들어 환자의 무릎 모양을 재현한 뒤 3D 프린터를 이용해 연골 병변의 두께, 모양, 하지정렬에 맞는 인공관절모형을 제작한다. 이 모형에 맞게 인공관절이 정확하게 삽입될 수 있도록 컴퓨터와 3D 프린터로 관절 모양을 절삭하는 수술도구를 제작해 수술한다.
오차 없이 정확한 수술 가능
사람마다 무릎 관절의 모양, 구조는 다 다르다. 인종, 생활습관, 관절염의 진행 정도 등에 따라 관절의 모양도 달라진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은 이런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같은 수술방법을 적용했다. 특히 인공관절을 삽입할 위치를 잡기 위해 관절 부위를 잘라내면서 인대, 근육 등 주변 연부조직이 손상되기도 했다. 수술 후 부자연스러움, 하지정렬의 부조화 등의 부작용도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환자의 무릎 모양과 중심축을 파악하고 수술 도구를 제작하기 때문에 잘라낼 손상 조직의 위치와 각도를 정확하게 정할 수 있다. 정확하게 정렬 축을 맞춰 수술하기 때문에 오차 없이 정확한 수술이 가능한 것이다.
특히 인공관절 수술은 하지정렬을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렬은 우리 몸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공관절의 수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하지정렬을 정확히 맞추기 때문에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3D 프린터로 제작된 맞춤형 수술도구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 오차범위를 줄일 수 있어 정확성이 높다”며 “특히 하지정렬 축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인공관절 자체의 수명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