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이사회서 직접 밝히기로
○ KB금융 이사회 “윤 내정자 겸임 찬성”
윤 내정자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KB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당분간 겸임할 계획”이라며 “조직 내부와 대외적으로 회장, 행장 겸임을 두고 혼선을 빚고 있어 29일 이사회를 통해 확실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 관계자는 “원래 은행장 선임은 지주 회장과 지주 사외이사 2명으로 이뤄진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것이어서 이런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은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조직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윤 내정자의 뜻을 존중해 은행장 겸임을 찬성해줄 방침이다. 한 KB지주 사외이사는 “이사회 내부에서도 윤 내정자의 겸임을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윤 내정자의 회장-행장 겸임 여부는 29일 이사회 직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 마침내 은행장 꿈 이루는 윤종규 내정자
국민은행장 겸임으로 윤 내정자는 ‘3전 4기’ 만에 은행장직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2002년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제의로 국민은행에 합류한 뒤 줄곧 은행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2004년 김 전 행장이 당시 부행장 등을 대상으로 ‘후계자 선정’ 절차에 착수하자 개인금융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던 윤 내정자가 유력한 행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행장과 윤 내정자가 금융당국 중징계로 물러나면서 이 절차는 중단됐다.
세 번째 도전은 지난해였다. 윤 내정자는 작년에 국민은행장을 선정하기 위한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지만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윤 내정자가 최종 회장 후보가 되자 금융권 관계자들은 그가 행장을 겸임할 것으로 관측해 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내에서 국민은행의 비중이 90% 이상인 만큼 윤 내정자는 은행을 제대로 경영해야 KB금융을 제대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주-은행 간 갈등 줄어들 듯
국민은행 관계자들은 윤 내정자의 은행장 겸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지주, 은행 사이의 불화로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해질 일이 없을 것”이라며 “업무보고의 효율성도 좋아질 수 있어 조직원들의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윤 내정자는 29일 이사회가 끝난 후 다음 달 주주총회까지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KB금융 본점에서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내정자 신분인 만큼 계열사들의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인사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일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