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혁신 ‘골든타임’ 2부]반복되는 부패, 제대로 잡으려면
“2005년 국가청렴도 세계 20위권에 들겠다.” 2002년 5월 당시 부패방지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한 얘기다. 정권이 바뀌면서 부방위는 국가청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그 사이 부패인식지수는 당시 40위에서 2013년 46위로 오히려 6계단이나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반부패 문제 접근 전략을 바꿀 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근 전 권익위 부위원장은 “부패 문제는 사정(司正) 수사라는 개별 사건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국가발전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정 수사는 문방구 앞 두더지 놀이처럼 누르면 또 다른 두더지가 튀어나오는 현상이 반복되거나 사정 정국이 느슨해지면 비슷한 부패가 재발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한국은 현재 저신뢰에 기반한 저효율 사회”라며 “높은 수준의 경제발전을 위해 신뢰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며 “권익위가 각 부처에 권고한 제도개선의 수용률이 매우 낮은 점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한범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은 “범죄가 뇌물을 받고 이익을 주는 직접적인 행태에서 간접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청탁 자체를 받지 못하게 하는 이른바 ‘김영란법’은 의미가 있으며 사회적 합의도 상당히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반부패 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부패 신고자를 보호하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