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롯데만 남았다. 28일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프로야구 5개 팀 중 새 감독을 뽑지 못한 팀은 롯데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롯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목소리를 내도 모자랄 판에 새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선수와 코치, 선수단과 프런트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27일 “선수단이 공필성 코치의 감독 선임을 결사반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면에 숨어있던 구단 내부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보도가 나온 뒤 주장 박준서는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선수단은 결단코 공필성 감독 결사반대라고 한 적이 없다. 감독, 코치 선임은 선수단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다시 한번 말이 바뀌었다. 선수단 모임에서 격론이 오간 끝에 선수들은 “이문한 운영부장이 오고 난 뒤 ‘이문한 라인’이 형성돼 선수단을 이간질하고 와해시키는 일이 생겼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준서도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에 대해 “이 부장으로부터 선수들을 다치지 않게 한다는 확답을 받았기 때문에 반박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태의 중심에 선 공필성 코치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권 코치가 쫓겨날 때 화가 나서 선수들 모아놓고 한바탕 퍼부은 건 사실이다. 지금도 선수가 훈련 양을 명분 삼아 코치를 쫓아낸다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 더 잘해보려 악역을 맡은 것밖에 없다”고 했다.
LG가 2003년부터 암흑의 10년을 보낼 때 한 야구인은 “상대 팀과 싸워야 하는데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더라”고 했다. 요즘 롯데의 모습이 딱 그렇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