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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고백하려다…대학 캠퍼스를 불바다로 만든 남학생

입력 | 2014-10-29 17:24:00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동아일보DB

낭만적인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일까. 중국 대학생이 불꽃놀이로 깜짝 사랑 고백하려다가 캠퍼스를 활활 태운 사고가 발생했다고 29일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미러가 전했다.

중국 랴오닝 광고 전문대학에 다니는 딤 샤옹 첸(22)은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자 친구 콩 옌(22)에게 평생 잊지 못할 멋진 공개 사랑고백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구체적인 계획은 이랬다. 첸이 한쪽 무릎을 꿇고 청혼을 하면, 하늘 위로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것이다. 첸은 여자 친구 옌에게 저녁에 학교 운동장에서 산책하자는 약속을 한 후, 불꽃놀이 폭죽이 가득 든 상자를 세 개나 가져다 놨다.

하지만 약속시간이 지나도 옌은 나타나지 않았다. 첸과의 약속을 깜빡 잊고 만 것이다.

다급해진 첸은 옌이 멀리서라도 불꽃놀이를 보고 찾아 올 거란 생각에 일단 폭죽에 불을 붙였다. 화려한 오색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학생들도 이 낭만적인 이벤트를 보고자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바로 그때 사고가 터졌다. 불꽃놀이 불똥이 바짝 마른 잔디 위로 떨어진 것이다. 불씨는 이내 높이 3m가 넘는 불길로 변했다. 맹렬한 기세로 번지던 불길은 스포츠 홀에 옮겨붙었다.

캠퍼스에 불이 나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이들이 불을 끌 동안 첸은 여자 친구를 찾아다녔다.

첸은 "여자 친구가 나타나지 않아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불이 난 줄은 까맣게 몰랐다"라며 "우리가 스포츠 홀 가까이에 갔을 때, 화염과 소방관을 봤다. 프러포즈는 다음으로 연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옌은 지역 방송 뉴스에 나와 "그가 나에게 청혼하려 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며 "나야 물론 그를 사랑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엄청난 사고를 치지 않고는 청혼할 수 없는 남자라면 멀리해야 한다고 말씀했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이 1시간이 넘게 매달린 끝에 불은 모두 꺼졌다. 대학 관계자는 "스포츠 홀은 보험에 들어있다. 불을 낸 학생을 어떻게 처벌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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