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시신 발견 하루만에 수습 단원고 황지현 양 부모, 사진 보고 오열 옷차림-생존학생 증언 바탕 추정… 30일 오전 DNA 감식결과 나올 듯
119 구급대원들이 29일 세월호 실종자 황지현 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가족들이 확인하도록 전남 진도 팽목항으로 운구하고 있다. 시신은 팽목항까지 해경 경비정으로 옮겨졌다. 진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흰 천에 싸인 시신이 선착장의 흰 천막으로 들어갔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 배의철 변호사가 천막에 들어가 시신을 스마트폰으로 찍은 뒤 황 씨 부부에게만 보여줬다.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굵은 눈물이 연신 바닥으로 떨어졌다. 배 변호사는 “생각보다 시신은 깨끗한 편이다”라고 전했다. 여성 속옷과 숫자가 새겨진 티셔츠, 레깅스, 목 부분만 남기고 찢어진 구명조끼를 입은 채 발견된 시신은 선내 발견 위치와 생존 학생의 증언 등으로 미뤄 황 양으로 보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DNA) 감식을 거쳐 신원이 공식 확인되는 건 30일 오전. 하지만 부모는 깊은 오열로 시신이 자신의 피붙이라고 알렸다.
세월호 선체 안에서 발견된 실종자 시신은 하루 만에 차가운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왔다. 29일 오후 6시 18분경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들은 시신을 수습해 바지선으로 옮긴 뒤 팽목항 시신안치소로 이송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새벽과 오전 2차례 조류가 잠잠해지는 정조(停潮)시간에 2인 1조로 구성된 잠수사 5개 팀을 투입했다. 시신이 발견된 4층 중앙화장실로 접근하는 통로가 협소하고 시야가 불량해 수습에 실패했지만 잠수사들은 세 번째 시도 끝에 시신 수습에 성공했다. 처음 시신을 발견한 민간잠수사가 자신이 직접 마무리하겠다며 바다에 들어가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전 구역 전면 재수색을 반영한 11월 수색계획 수립을 재차 요구했다. 배 변호사는 “전문가들도 유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만큼 미진했던 공간을 정밀하게 다시 수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도=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